[남기고 싶은 이야기들] 천하에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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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대학교 3학년 시절, 지금도 100세로 생존해 계시는 김형석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질문을 하셨다.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50여 명의 학생들은 제 나름대로 각각 다른 대답을 하였다. 명예, 권력, 재물, 결혼, 성공, 출세 등 다양한 대답이 쏟아져 나왔다. 나 또한 손을 들었다. 그리고는 “천하에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은 하나님이 주신 생명입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생명을 두 개 가진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신용입니다. 그리고 건강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때 교수님은 나의 대답에 강한 긍정을 하셨다. 

이와 같은 대답은 나의 철학 지도교수이신 안병욱 교수님의 여러 책을 읽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다시 정리하면 천하에 귀하고 소중한 것은 내가 오늘 살아 있다는 생명이고 신용이고 건강이다. 이렇게 귀하고 소중한 것으로 가정과 기업을 이루며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중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하나님이 한 번밖에 주지 않으신 생명, 바로 이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해야 하기 때문이다. 

2002년 호주오픈 남자복식 테니스 준결승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시합을 하던 중 우연히 코트로 들어온 새 한 마리가 그만 테니스공에 맞아 코트에 나뒹굴었다. 순간 관중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상대편 선수가 새 바로 옆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자 나머지 선수들 역시 주위로 모여들어 즉석 장례식을 치렀다. 그 선수는 새를 들고 “미안하다. 죄 없는 네가 내 공에 맞아 죽다니 미안하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고등학교 시절 여름방학 때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친구 아버지는 강원도 연천에서 농사를 지으시며 가축도 기르셨다. 그 친구와 방학을 맞아 강원도 집에 놀러 간 것이다. 친구의 부모님은 공부하느라 고생했다고 닭을 잡아 주신다고 하셨다. 그리곤 마당에 모이를 뿌리고 닭들을 불렀다. 몇 마리의 닭이 모이를 열심히 주워 먹을 때 친구의 아버지는 닭을 한 마리 붙잡았다. 날개를 잡고 칼로 목을 치셨다. 목이 꺾인 닭은 날개를 푸드덕푸드덕하더니 죽고 말았다. 나는 지금도 그 모습이 너무 끔찍하고 잔인하여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그 다음부터는 닭고기를 별로 즐기지 않는다. 아무리 미물이지만 생명이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그 기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신용이다. 신용을 잃으면 사람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며 결국 사람구실을 하지 못한다. 신용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자산이다. 어느 책에 언급한 적이 있는 실례(實例)가 있다. 캘리포니아에 K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하늘의 진리를 선포하는 지도자였다. 그럼에도 그는 약속을 하면 한 번도 제대로 지킨 적이 없었다. 나타나야 할 자리에 언제나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지 않게 되었다. 

사람은 신의와 신용을 지켜야 한다.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신뢰받고 존경 받는 사람이다. 

어떤 곳에 큰 부자가 있었다. 그는 여러 척의 배를 갖게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선장을 불러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부터 1년 동안 세계를 일주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귀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싣고 돌아오라.” 선장은 세계일주의 길을 떠났다. 무엇을 가지고 돌아올까 하고 부자는 몹시 궁금해 하며 선장을 기다렸다. 어느덧 1년이 지나 배가 도착했다. 그는 배가 무사히 귀항한 것도 선원들이 무사히 귀환한 것도 궁금해 하지 않았다. 오로지 그가 궁금한 것은 무슨 희귀한 보석을 가지고 돌아왔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선장에게 무엇을 가지고 왔느냐고 물었다. 선장은 대답하였다. “네, 벼를 싣고 왔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귀한 것은 금은보석이 아니고 우리가 날마다 먹는 곡식임을 알았습니다. 어떤 항구에 들렀더니, 넓은 벌판에 누런 곡식이 풍성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그처럼 아름답고 보기 좋은 광경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벼를 싣고 왔습니다.”

이 짤막한 이야기에서 인간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을 발견할 수 있다. 농업은 우리가 먹을 식량을 생산한다. 그것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다. 농업을 제1차 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농업이 1차적으로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생산 중의 생산, 산업 중의 산업이 농업이다. 농업이 없이는 공업도 그 어떤 산업도 있을 수 없다. 우리는 하루 세 끼를 먹어야만 일을 할 수 있다. 금은보석이 넘친다고 하더라도 먹을 양식이 없다면 그 모두가 헛될 뿐이다. 우리는 농업의 존귀함을 알아야 한다. 

농사는 신성하고 깨끗하고 거짓이 없다. 그래서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식량을 하늘에다 비유하기도 했다. 그만큼 농사는 중요하다. 천하에 귀하고 소중한 것은 하나님의 지혜로 주신 농업이다. 농사는  생산하는 직업이기에 훌륭하고, 거짓이 없는 직업이기에 신성하고, 아첨하지 않는 직업이기에 존귀하다. 천하에 가장 귀하고 소중한 것은 생명이고 신용이고 농사이다. 이 진리를 알고 사랑한다면 모두가 서로 사랑하고, 사회가 진실하고, 일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천국의 모습을 이룰 것이다. 

김선태 목사<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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