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탈무드는 유대인의 성공비방(方)의 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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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년 전 당시 주이스라엘 한국대사는 이스라엘 공영 TV에 한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한국대사는 TV 화면에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초등학생이 책을 읽고 있는 사진이었다. 그가 읽고 있는 책의 표지에는 한글로 ‘탈무드’라고 쓰여 있었고, 그 밑에는 영어로 Talmud라고 쓰여 있었다. 한국대사는 한국의 대부분 가정에는 탈무드에 관한 책이 한 권 정도는 있고, 초등학교 학생들도 탈무드를 읽는다고 설명했다. 그 TV 방송이 나가자 이스라엘에서는 적지 않은 센세이션이 일어났다. 어떻게 한국에서는 어려운 탈무드를 어린 학생들까지 읽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은 탈무드를 열심히 읽는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탈무드는 유대교 ‘랍비’가 되려는 사람이 유대교 신학교(예시바 Yeshivah)에서 공부하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일반 유대인들은 거의 읽지 않는 책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초등학생도 탈무드를 읽는다고 하니 그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 조회를 해보면 우리나라에서 ‘탈무드’라는 제명이 들어간 책은 무려 800종류 이상이 된다고 한다. 놀랄만한 일이다. 1974년 마빈 토케이어 랍비가 쓴 탈무드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고, 그 책은 10년간 200만 부 이상이 팔려 소위 대박이 났다. 그 후 탈무드라는 제명의 책들은 불티나게 팔렸고, 수많은 출판사가 뛰어들어 탈무드 서적의 붐을 이루었다. 책들의 제목들도 다양하다. ‘탈무드 명언집’ ‘탈무드 잠언집’ ‘탈무드 처세술’ ‘탈무드 리더십’ 심지어 ‘탈무드 유머’ ‘탈무드 공부법’ ‘만화로 보는 탈무드’ ‘이솝 우화와 탈무드’ 등 각양각색이다.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탈무드 관련 서적이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되었나? 그것은 한국 학부모들의 높은 자녀교육열과 성공 지향적인 사회 분위기가 합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된다. 탈무드 관련 서적 PR에 으레 들어가는 홍보 문구가 이를 잘 말해준다. “노벨상을 휩쓰는 유대인들의 5000년 지혜서” “세계 금융계를 장악하고 미국 억만장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대인들의 성공 비결을 알려주는 책”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탈무드는 삶의 지침이 되는 경구, 명언집, 처세술에 관한 책, 성공적 삶의 비방(方)을 알려주는 책, 인성 교육에 유익한 교훈이 담겨 있는 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물론 일리가 있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꼭 옳은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것이 진짜 탈무드이다’라는 제명의 책도 나와 있다. 탈무드를 제대로 소개하는 책들도 있지만, 탈무드의 진수(眞髓)와는 거리가 있는 책들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탈무드 붐을 일으키는데 주역을 한 인물은 미국인 유대교 랍비 마빈 토케이어(Marvin Tokayer)이다. 그는 20대 청년 시절 랍비로서 미군 군종장교로 일본에서 복무하여 일본과 인연을 맺었다. 그 후 일본에 사는 유대인들을 위한 랍비로서 일본에 오게 되었다. 그래서 일본인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의 권유로 탈무드에 관한 책을 쓰게 되었다. 이를 일본인 작가는 일본어로 번역해서 ‘5000년 유대인의 지혜: 탈무드의 비밀’이라는 책을 1970년에 출간했다. 그 책은 기대 이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 책이 한국에 소개되어 탈무드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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