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가지 상황으로 한국교회의 성장이 후퇴하게 되면서 한국교회의 선교도 크게 위축되기 시작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온 세계가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면서 한국교회도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동안 모이기를 힘썼던 교회들이 부득이 비대면 예배를 병행하게 되면서 교인과 헌금이 함께 줄어들었고 더불어 교회 예산이 감소되어 교회의 선교 예산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던 선교를 멈추게 만들었으며 선교 현장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들을 철수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보건 시스템이 미흡한 선교지의 바이러스 창궐은 선교사들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었고 다양한 선교 접촉과 만남을 가졌던 선교 현장에서 급기야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 철수를 강요받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중국과 인도, 여러 회교권 국가에서 선교사들이 추방당하거나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사역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PCK 중국선교사들은 10% 이하로 현지에 남아있으며 인도 선교사들은 1년의 절반은 타국에서 체류해야만 한다. 그 외에도 여러 나라들이 선교사들의 비자 발급을 거부 또는 제한하고 있다. 헌신적으로 사역하던 선교지에서 하루아침에 추방당하고 다른 사역지를 찾아가야 하는 일은 선교사 본인은 물론 한국 교회의 선교에 있어서도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관리 차원의 일시 귀국 후 선교지로 다시 나가지 못하고 이곳저곳 숙소를 전전하며 고국에 머물러 있는 선교사들의 마음도 무겁기만 하다.
우리 교단의 선교정책은 ‘복음주의선교’, ‘에큐메니칼 협력선교’, ‘선교창구일원화’, ‘팀선교’ 정책이다. 복음주의선교는 우리 교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가장 기본이 되는 중요한 핵심정책이다. 선교지에서 복음의 핵심인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 선교적 사명이다. 위기의 시기일수록 본질로 돌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21세기의 전 세계에는 이미 모든 곳에 교회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CK총회와 선교협정을 맺고 동역교단으로 함께 일하는 나라가 41개국에 달한다. 우리는 온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이 교회들과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 복음을 위해 동반자적 협력선교를 해야 한다. 과거 전통적인 선교는 주로 기독교 세계인 서구에서 비기독교 세계인 비서구 세계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대하는 이 시대와 앞으로의 시대는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의 선교’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현지교회와 협력해서 그들 스스로도 선교사를 파송하고 복음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친구가 되어 협력하고 우리의 경험을 나누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단의 주요 선교정책 중 세 번째는 선교의 창구를 총회로 일원화하여 불필요한 사역과 재정의 낭비를 막고 교단의 69개 노회와 9,400여 교회가 효율적으로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도록 돕는 것이다. 더 이상 무분별하게 선교사를 각각 파송하고 현지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선교사를 양성하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 선교지에 꼭 필요한 일꾼이 그를 필요로 하는 선교지에서 꼭 필요한 사역을 위하여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 네 번째 교단 선교정책은 ‘팀 선교’이다. 팀 선교의 첫 번째는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혼자 일하지 않고 현지선교회를 구성하여 함께 일하도록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 전문인 선교사는 교수나 의사 또는 간호사와 같이 면허나 자격증을 소지한 전문인들만 선발해서 보냈지만 이제는 전문성의 범위를 넓혀서 다양한 분야에서 5년 이상의 전문성을 입증 받은 사람들이 현지의 필요에 맞춰 함께 팀으로 일하도록 하고 있다. 교단을 통해서도 평신도 전문인선교의 길이 활짝 열려 있다. 그동안 교단 선교부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목회자들을 주로 선교사로 보냈지만 이제는 목회자들과 평신도 전문인 사역자들 그리고 장기, 단기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현지선교회를 중심으로 함께 일하도록 선발하고 훈련하고 파송한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선교지의 환경은 급속도록 냉각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금 우리에게는 복음을 전할 기회의 문이 세계 곳곳에 열려 있다. 우리에게 주신 기회의 문이 닫히기 전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 맡겨주신 복음적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
홍경환 목사
<총회 해외·다문화선교처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