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품격이 완전히 갖춰진 대통령을 뽑는 것이 아니라 시대 대전환의 시기에 이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는 잠재적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후보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공화국의 헌법정신과 정체성을 지켜나가면서 개인의 삶과 나라 발전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하여 선택해야 한다. 국민이 대통령 후보의 품격을 중시하는 이유는 그들의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민과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직책에 맞는 품격과 능력을 가져야 한다. 양자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애민정신이 투철하고 도덕성과 정직성이 높은 품격을 중시한다. 부족한 능력은 참모들로 채울 수 있지만 품격은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특징을 찾는다면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은 합니다”에서 알 수 있듯이 능력을 강조하고 윤석열 후보는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면서 원칙을 중시한다. 국민은 능력과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 못지않게 품격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품격 있는 지도자는 후보의 과거와 현재의 행적 그리고 비전과 공약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박세일 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10여 년 전 장로대학원 강연에서 지도자가 되려면 최소한 4가지 능력과 덕목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첫째, 애민(愛民)과 수기(修己)이다, 국민과 나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기수양에 투철해야 한다. 둘째, 비전과 방략(方略)이다, 나라를 이끌어 갈 큰 방향과 이를 실천할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셋째, 인재를 널리 구하고 이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넷째, 투철한 역사의식을 갖고 다음 시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일, 그리고 자신이 이룩한 성과를 국민들과 역사에 남겨주고 물러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문명의 대전환기를 겪고 있다. 국민들은 이런 시대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품격과 역량을 갖춘 대통령을 바라고 있다. 세계질서의 변화와 국내환경의 변화를 조율하면서 자기를 낮추고 국민을 섬기는 후보, 선공후사의 자세를 가진 정치인,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애국심과 시대정신에 투철한 정치 지도자를 갈구한다. 우리는 염치를 아는 후보가 정직하고 윤리적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편 가르기와 후보들의 선거운동과정에서 보인 갈등과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유권자는 어느 후보가 이런 품격과 능력을 가진지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발언과 공약, TV토론이 판단근거가 될 수 있다.
우리는 투표할 후보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이런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나서서 귀중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고 함석헌 선생이 생전에 “대통령을 뽑는 것은 완벽한 인물을 뽑는 것이 아니고 덜 나쁜 놈을 뽑는 것이야, 이 바보야” 하며 일갈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