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아인슈타인과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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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20세기 한 세기를 대표하는 인물을 선정했다. 맨 오브 더 센추리(Man of the Century)로 뽑힌 인물은 아인슈타인 박사였다. 그에게 기자가 물었다. “박사님, 만일 다시 태어나 새로운 생을 사신다면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노년의 아인슈타인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탈무드를 공부하겠네.” 유명한 이야기이다. 도대체 탈무드가 어떤 책이기에 한 세기를 대표하는 천재가 탈무드를 공부하겠다는 것인가?

우리나라 서점에 나와 있는 수많은 탈무드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이 재미있는 교훈적인 이야기들, 경구, 명언집들이다. 심지어 이솝우화와 한데 묶어 ‘이솝우화와 탈무드’ 시리즈도 있다. 이런 책들을 천재 중의 천재가 다시 태어나면 공부하겠다고 했을까? 한국 서점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책은 탈무드의 본령(本領)을 다루고 있지 않다. 그렇다고 그런 책들이 탈무드와 전혀 관계가 없는 책들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문제는 책들의 내용이 탈무드의 핵심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탈무드 붐을 일으킨 마빈 토케이어는 유대인 랍비로서 탈무드 안에 조금씩 부분적으로 수록되어 있는 재미있는 교육적 고사와 경구들을 모아서 ‘탈무드’라는 제명으로 책을 출판한 것이 예상외로 성공을 거둔 것이다. 필자가 알기로는 아직까지 탈무드 원본이 한글로 번역되어 출판된 것이 없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바라기는 방대한 분량의 탈무드 원본에서 단 한 권만이라도 한글로 번역되어 출판되었으면 한다. 탈무드의 방대하고 심오한 세계를 탐색해보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탈무드는 어떤 책인가? 지나치게 단순화시키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한다면, 탈무드는 유대인 대학자 랍비들이 구약에 수록된 613개의 계명(율법)을 구약시대와 다른 복잡다단한 현실에 적용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길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따라서 탈무드의 출발점은 구약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계명(율법)들이다. 이들 계명(율법)들 중에는 변화된 역사적 상황에서 축자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면제년법이다. 빚진 사람이 6년 동안 빚을 갚지 못한 경우, 7년째가 되면 빚을 탕감해주라는 법이다. 이 법은 경제적으로 빈곤한 사람에게 빈곤의 고리를 끊어주고 새출발 할 수 있게 하는 인도주의적 법이다. 이러한 법은 구약시대 이웃과 이웃이 서로 잘 아는 가족 중심의 농경사회에서는 실천 가능한 좋은 법이었다. 그러나 넓은 세계에 흩어져 사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상업사회에서는 좋은 목적보다는 악용될 소지가 많은 법이다. 유대인들은 현실에 맞지 않는 율법이라고 해서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주신 율법을 마음대로 취사선택하거나 묵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대인 랍비들은 많은 연구와 논의 끝에 변화된 상황에서도 적용하며 살도록 율법을 보충하기도 하고 재해석하기도 했다. 그래서 면제년의 경우 ‘프로스불’이라는 제도를 고안해냈다. (‘프로스불’에 관해서는 본란 777회분 참조) 안식일을 지키며 살기 위해서는 안식일에 금지된 39가지 일을 규정하기도 했다.

유대인들은 어디에 가서 살게되던 변화된 상황에서도 구약의 율법을 지키며 살려고 부단히 노력했고, 그 노력의 결실로 ‘미슈나’가 만들어졌고, 그 후 방대한 ‘탈무드’가 집대성되었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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