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신학교에서는 새 학년이 되면 각 반에서 2명씩 선교부원을 선출해서 임명예배를 드린다. 교장님의 훈화와 격려 말씀을 듣고 임명장과 선교부원 휘장(배지)을 가슴에 달아준다. 선교부원으로 갖추어야 할 역할을 위해서 학년 초에 선교부원 수련회를 하고 교목실에서 제공하는 전도지로 반 학생들에게 전도하도록 하고, 매달 드리는 전교생 헌신예배시에 헌금을 수금하는 등 미래교회의 봉사자 훈련을 하는 것이다. 교목실에서 학생들에게 헌금 봉헌 교육을 하지만 같은 반 학생으로서 헌금을 수금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세금쟁이라는 놀림도 받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선교부원을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는 학생이 없는 것을 보면 하나님의 역사가 아닐 수 없다. 과거 군사정권 당시 학생의 고발로 장학사가 나와 헌금을 사찰한 일도 있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계속해서 헌금을 드리는 것은 예배에 있어서 하나님께 헌신을 몸소 체험하도록 하고 또한 학생들이 드리는 헌금을 통해서 이웃사랑의 실천을 교육함으로 학교에서의 이같은 경험이 앞으로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삶으로 연결되게 하기 위한 교육의 일환이다. 이같은 선교부원 봉사활동을 통해 봉사정신과 리더십을 길러 미래 교회와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1960년대 우리 대한예수교총회가 농촌교회 자립대책의일환으로 농지사주기 캠페인을 전 교회를 대상으로 벌였을 때에 경신학교는 학생들의 헌금으로 농촌지역 세 교회에 전답을 사서 총회의 농총교회 자립 캠페인을 함께 한 일은 자랑할만한 일이다. 내가 경신중·고 교목으로 부임하던 1967년 경기도 용인에 율리교회에 논·밭 2000평, 1968년 경기도 양평군 문호교회에 논 2000평, 1969년 경기도 양평군 상심교회 논·밭 1432평을 당시 학생들이 20원 30원씩 헌금한 것을 모아서 농지를 구입해서 헌납한 것이다. 아직도 많은 농촌교회가 미자립 상태이지만 그 세 교회들은 농토를 헌납받은 바로 다음해부터 자립하여 비약적인 발전을 하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매해 추수감사절기 때가 되면 그 세 교회의 초청을 받아 경신고 성가단, 교장, 교목 등이 함께 참석하여 농촌교우들과 함께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대광교목으로 수고하시던 우상범 목사가 멕시코 선교사로 파송될 때 매해 약간의 선교비를 지원한 일을 시작으로 싱가폴 손중철 선교사, 대만 한덕성 선교사, 인도네시아 김윤석 선교사 등 20여년간 약간의 선교비를 해외선교비 명목으로 보냈다. 그리고 60년대에서 70년대까지 매년 선교비를 지원한 교회는 윤리교회, 운천교회, 문호교회, 상심교회, 부용교회, 용문교회, 송산교회, 덕병교회 등이 있으며, 80년대에서 90년대에는 삼산교회, 천사원 등이 있다. 극히 적은 액수이지만 학생들이 100원 300원 500원씩 내는 코 묻은 헌금으로 국내선교명목으로 예배때마다 학생들에서 알렸다. 그리고 1970년초부터 2004년 내가 은퇴할 때까지 계속해서 매년 30만원씩 지원한 곳은 김선태 목사가 사역하던 맹인선교(33년), CBS(33년), 근로전도회(33년), 기독공보(29년), 새빛맹인교회(29년), 대아교회(16년), 맹아원(10년), 베트남선교회(4년) 등이다. 이같이 다양한 복음 선교현장이 있음을 학생들에게 교육했다.
김종희 목사
• 경신 중ㆍ고 전 교목실장
• 전 서울노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