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멍 때리기 대회 – 내려놓음 <3>

Google+ LinkedIn Katalk +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 5:7)

부슬 부슬 비 오는 어느 봄 날 툇마루에 혼자 앉아 빗방울을 바라보며 한참을 있다 보면 어느새 빗방울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상념에 빠져 옛 생각에 젖어 있다가 점점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먼산바라보고 있었던 적 있을 것이다. 이 때 누군가 외출하고 들어오는 가족이 불러도 모르다가 몇 번 불러서 그제야 제자리, 제 정신으로 돌아와 현재 상황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그렇게 자주 오랜 동안 수업이나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한 상태의 멍 때림은 분명 정신건강 측면에서는 문제이며 치료적 접근이 필요할 정도이기도 한다. 우울증이 오면 집중력이나 판단능력이 현저히 저하되고 손상되어 학습이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 책을 펴고 오랫동안 공부하는 있는 것처럼 눈은 책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지만 뇌는 다른 생각에 빠져 있게 되어 집중하지 못하고 글씨가 눈에 전혀 들어오지 않게 된다. 상사가 업무 지시를 해도 모니터만 바라보며 입으로는 ‘네네’ 대답을 해 놓고도 지시한 내용을 다 까먹고 멍 때리다가 퇴근시간 상사에게 업무보고를 하지 못하고 핀잔만 듣는 게 다반사이다.

이제 가끔은 멍 때려 보자. 대신 의도적인 시간을 내서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을 시간을 택하여 업무와 연관된 생각에서 벗어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는 무념무상의 상태에 빠질 수 있어야 정신이 건강해질 수 있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공유하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