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재난이 일어났다. 매년 재난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홍수가 나기도 하고, 산불이 나기도 한다. 대형 선박사고, 폭발물 사고, 비행기 사고, 심지어 지진, 더 나아가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 등 재난 재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몇 년 전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였다. 심방 중에 무시무시한 굉음과 함께 건물이 흔들리게 되었다. 맨 처음에는 무슨 사건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건물이 계속 굉음과 함께 흔들리자 탁자 밑에 급히 숨어버렸다. 조금 후에 밖으로 급하게 뛰쳐나왔다. 그리고 나서 지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후로 계속되는 여진으로 말미암아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 트라우마가 생기게 되었다. 한밤중에도 흔들리는 여진으로 인하여 식은땀을 흘리면서 깨어나야 했다. 집에서 혹은 교회에 있다가도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공포심을 느끼고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올라올 때가 있었다. 이때 포항의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였고, 전국에서 도움과 사랑의 손길을 보내주어서 빨리 회복 할수 있었다. 이때 크게 깨달은 것은 재난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구나,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구나, 누구나 재난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울진지역에 산불이 나고 말았다. 한국교회봉사단과 함께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도시 전체가 마치 전쟁을 하듯이 비상상황이었다. 울진 기독교연합회의 안내로 전소된 교회를 찾아가 보았다. 교회가 잿더미가 되어 있었다. 기둥도 없어지고, 강단도 타 버리고, 의자도 타 버리고, 타 버린 성경책도 널려 있었다. 또 다른 교회를 가 보았다. 이곳도 교회가 다 전소가 되었다. 교회 옆에 승합차도 뼈대만 남고 다 타버리고 말았다. 다행인 것은 옆에 있는 사택은 불길을 피해 남아 있었다. 각 교회 마다 집이 다 전소되고, 축사도 타 버려서, 피해를 입은 성도들이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황망한 일을 겪게 된 것이다.
감사한 것은 울진의 대책본부가 설치된 곳에 기독교 단체에서 천막을 치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교회봉사단을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의 사랑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일어나서 모든 사람이 걱정을 하고 있다. 민간인 지역에 폭탄이 떨어지고, 어린아이가 죽고, 임산부가 병원을 찾아 헤매고, 민간인들이 고향을 뒤로하고 피난하는 비참한 모습을 보게 된다. 어떠한 명분으로도 전쟁은 절대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가 막바지에 이른 것 같다.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재난과 재해는 몇 년만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재난과 재해가 이제는 생활화된 것 같다.
이제는 교회도 이러한 재난에 대비한 매뉴얼과 안전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때이다. 이제는 재난의 종류도 얼마나 다양해졌는지 모른다. 다양해진 재난에 대한 단계별 대응 전략이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교회 내부에 재난을 위한 봉사단이 조직되어 있으면 어느날 갑자기 닥쳐올 재난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안전’의 관점에서 교회 내부를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재난이 닥쳤을 때는 서로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재난을 빨리 극복할 수 있는 것이고, 나 또한 재난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을 피할 수 없지만 어떠한 재난이 밀려와도 안전하게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김영걸 목사
<포항동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