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는 사람을 감화시키지만 권위주의는 사람을 굴복시킨다.”
‘권위’는 사전적 의미로 ‘어느 개인ㆍ조직(또는 제도)ㆍ관념이 사회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사회의 성원들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을 지닐 경우, 이 영향력을 권위라고 부른다’라고, ‘권위주의’란 ‘어떤 일을 맹목적으로 의지하여 해결하려고 하는 행동양식이나 사상이다. 즉 자신보다 상위의 권위에는 강압적으로 따르는 반면, 하위의 것에 대해서는 오만, 거만하게 행동하려는 심리적 태도나 사상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교회는 특히 사랑의 정신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예배드리고 양육과 교육 그리고 선교와 봉사로 친교를 함께 나누는 공동체이다. 맡은 바 역할에 따라 직분이 주어지며 시스템을 움직이기 위하여 조직이 필요하고, 그 조직을 효율적으로 수행함에 있어 질서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직분은 결코 계급이 아닐진대 교회의 여러 곳에서 또는 여러 장소의 행사에서 은연 중 서열이 존재하고 그 서열이 수직관계의 종속적인 모습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가 거대한 조직의 계급사회로 바뀌어 총회 등의 리더를 선출할 때면 대선을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많은 지도자들은 겸손과 봉사와 헌신의 자세보다는 권위주의를 통해서 권위가 세워진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교회라는 공동체는 각양각색의 직업과 환경 가운데 있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남녀노소,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조직은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의 높은 지위와 권력과 많은 재산을 가진 성도들도 있지만, 교회에서는 오히려 모든 걸 내려놓고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성도들을 포용하고 낮은 자세로 다가가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권위는 그 사람의 인품과 언행 그리고 가치관에서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며 권위주의는 오히려 권위를 실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선진국은 우리나라에 비하여 권위주의가 상대적으로 낮고 직업과 권력에 대한 인식이 보편적이다. 즉 지위와 직업의 귀천에 대한 권위주의가 강하지 않다. 대기업의 CEO 출신이 식당에서 접시를 나르는 서빙(serving)을 자연스럽게 여기며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런 모습에서 권위주의가 아닌 권위가 오히려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권위와 권위의식을 분별하여 교회가 교회답게 특히 목사님과 장로님들은 더 낮은 자세로 섬기고 봉사하며 사랑을 실천해 나가는 모습은 찾아야 한다. 대접받기를 바라지 말고 대접하기를 원하며,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라고 하신 누가복음 14장 11절 말씀을 늘 가슴속에 새겨야 할 것이다.
급변하는 세태 가운데 코로나-19의 기습과 인구 절벽 그리고 고령화에 따른 성도의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가운데,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교회의 직분이 권력과 명예로 인식하고 성도들에게 군림하려는 자세를 내려놓지 못한다면, 어쩌면 교회는 변질된 모습의 거대한 정치집단이 되고 말 것이다.
이상호 장로 (경북노회, 대구내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