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강단] 그래도 사랑한다<눅 15: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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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는 8남 5녀의 자녀가 있었습니다. 이성계는 27살 때부터 전장을 누빈 백전백승의 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들 문제만큼은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1차 왕자의 난으로 세자 방석과 방번이 이복형인 이방원의 칼에 죽임을 당하고, 2차 왕자의 난으로 자식들끼리 칼을 겨누고 싸우는 모습을 자신의 눈으로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성계의 노년은 자식들 때문에 분노와 슬픔과 애통과 통한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어릴 때는 부모의 기쁨이었다가 점점 자라면서 부모의 근심과 아픔이 되는 자식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자식들이 바로 그런 자식들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둘째 아들은 아버지께 자기에게 돌아올 분깃을 달라고 합니다. 유산은 아버지가 죽어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은 아버지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데 유산을 달라고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는 아버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참으로 슬펐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아버지를 떠나려고 하는 아들을 보면서 안타까웠을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유산을 팔아서 먼 나라로 떠났습니다. 마치 감옥에서 출옥한 죄수처럼 이제 무한한 자유를 누리겠다는 마음으로 아버지가 없는 곳으로 멀리멀리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허랑방탕하게 살았습니다. 가지고 간 돈은 순식간에 다 날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순식간에 거지가 되었지만 누구 하나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제 꼼짝없이 굶어 죽게 생겼습니다. 그렇게 죽음의 직전까지 갔을 때 생각나는 것은 아버지의 집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집에는 품꾼들도 양식이 풍족한데 나는 여기서 이렇게 굶어 죽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자,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막상 돌아가려니까 아버지를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아버지를 떠나왔는데 다시 아버지께 간다고 생각하니 염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아들이 아니라 품꾼의 하나로 여겨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버지가 먼저 아들을 알아보고 달려옵니다. 아직도 거리가 먼데 아버지는 한눈에 아들을 알아보고 달려가 목을 안고 입을 맞춥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집을 나간 후에 하룻밤도 편히 잘 수 없었습니다. 집 나간 아들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아버지의 마음속에는 온통 집 나간 아들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힘없이 걸어오는 아들을 한눈에 알아보고 아버지는 달려가 아들을 맞이하고 기쁨의 큰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그런데 큰아들은 밭에서 돌아오면서 이 사실을 알고 아버지를 원망합니다.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 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하신 일이 없더니 아버지의 살림을 창녀들과 함께 삼켜 버린 이 아들이 돌아오매 이를 위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나이다”라고 아버지를 원망하면서 저런 놈은 벌을 줘야지 무슨 잔치를 베푸느냐고 화를 냅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큰아들에게 “얘 너는 항상 나와 함께 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설득했지만 큰아들은 화를 풀지 않습니다. 큰아들은 아버지를 떠나지 않고 함께 있었지만 이미 마음으로는 아버지를 떠났던 것입니다. 아들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종의 모습으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돌아왔는데 이제는 큰아들이 아버지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는 절기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나님 아버지를 떠난 자녀들에게 빨리 하나님께 돌아오라는 신호입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이 자신의 독생자를 우리를 위해서 내어놓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의 표현입니다. 우리가 비록 둘째 아들처럼 하나님 아버지를 떠났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랑한다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확실하게 보여 주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를 떠나도 그래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다. 큰아들은 아버지를 떠나지 않았어도 아버지를 자기를 종처럼 부려 먹고 염소 새끼 하나 주지 않는 폭군으로 생각했습니다. 큰아들은 아들의 의식이 아니라 종의 의식을 가지고 살았던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하나님을 무섭고 엄격하고 인색한 분으로만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미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떠난 것입니다. 이 사순절을 지나면서 우리는 정말 아버지를 떠나지 않았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내가 전심으로 주님을 사랑하는지, 내가 기쁨으로 하나님 아버지를 사랑하고 섬기는지, 내가 하나님 아버지의 모든 것을 함께 누리며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지 깊이 묵상해봐야 합니다. 우리가 살길은 오직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고, 전심으로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가면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위해서 잔치를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아들로서 아버지를 잘 섬기면 우리에게 하늘의 기쁨을 맛보게 하실 것입니다. 

이범진 목사

<하늘기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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