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뜻깊은 부활절 연합예배
일찍 참가하기로 결정되었던 관광일자가 임박해서야 그 기간이 부활주일인 것을 알게 됐다. 포기하려던 갈등이 있었지만 이북 땅에서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참가하기로 했다. 다행히 부활절 연합예배 광고가 전날 밤부터 주일 아침까지 계속해서 선내 방송을 통해 나갈 수 있었다. 그래 부활절 주일 아침예배를 대강당에서 드리게 됐다. 많은 분들이 참여했다. 선상이지만 복음의 동토 북한 땅위에서 드리는 최초의 부활절 연합예배는 감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이 모든 준비를 했을 뿐만 아니라 주일 메시지까지 전해야만 했다. 메시지를 전할 때 목이 메여 제대로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그해 초 9일 동안 긴급구호 식량지원 단장으로 평안북도 신의주를 방문한 일이 있다. 북한의 처참한 실상을 목도하고 통곡했던 마음과 감정이 어우러지고 어쩌다가 이 땅이 이 모양으로 황무한 땅이 되었나 생각하니 목이 메인다. 그러나 사망권세를 이기신 예수님의 부활을 생각하면서… 흑암과 절망과 죽음의 땅에 광명과 소망 그리고 생명과 부활의 역사가 이 땅에 이루어지고 총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대결과 증오에서 협력과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는 역사를 기도하면서 감격스런 예배를 드렸다. 깊은 감동이 있었고, 많은 분들이 눈가를 적시며 끓어오르는 벅찬 감격으로 찬송 마지막 절을 제대로 부르지 못했다. 뒤에 여러분들이 관광보다 감격스런 이 연합 예배를 잊을 수 없다고 하나같이 고백했다.
본받아야 할 환경보호! 배울건 배우자
자연을 잘 간직해온 것이 퍽 인상적이다. 옥에 티라면 거암절벽 요소 여러 곳에 우상화의 문구를 각인한 잘못은 심히 부끄러운 꼴불견이라 할 수 있다. 등산코스 요소마다 앳되어 보이는 젊은 지킴이들이 있어 휴지를 버리거나 침 뱉거나 급한 경우 실례하면 어김없이 벌금을 10불에서 수백달러까지 물어야 한다. 또 속칭 ‘위대한 분’이 섰거나 앉았던 자리에 서있는 기념물에 걸터 앉거나 발을 올려놓아도 어김없이 벌금을 물어야 한다.
물에 발을 씻거나 할 수도 없다. 휴지 하나 쓰레기 하나 볼 수 없다. 계곡에 흐르는 물은 하얗다 못해 청류색이고 그대로 먹는다. 서울서 판매되는 생수가 0.16ppm인데 그곳 계곡에 흐르는 물은 0.08ppm 이란다. 벌금 물린다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고소를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자연환경이 철저히 보호된 현장을 목도하고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 사회는 산천이 공해물질로 오염되어 있는데 금강산 관광객들이 모두 ‘자연보호’ 이 한가지를 배우고 다짐하며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하나되게 하소서
공산주의가 박물관의 유물로 전락했음에도 분단 반세기 지구상 유일하게 두 동강이 나있는 나라, 체제와 이념과 통치가 다르더라도 우리는 하나다. 혈통도 문화도 언어도!
“그래도 우리는 한 민족이니 자주 만나야디요, 이렇게 농질(농담)도 하고 마음도 통하니 얼마나 좋습네까?”
지도원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햇볕정책’으로 뚫린 금강산 관광길, 그것이 촉매제가 되어 깊은 잠에서 깨어나 서로가 이해하고 협력하며 분단 반세기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고 서로가 하나되길 소원해보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허사가 됐다.
두상달 장로
• 반포교회
• (사)인간개발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