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부활을 맞는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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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이고, 부활은 복음의 핵심이다. 가톨릭과 달리 우리 개신교의 십자가에는 예수님의 형상이 없다.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예수님은 사망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십자가 위에 예수님의 형상을 걸어두지 않는 개신교 전통의 의미는 텅빈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나의 죄를 대신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활하신 주님은 40일 동안 제자들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 보이셨고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부활의 증인이 되었다. 하늘로 승천하신 다음에는 마가 다락방에서 성령 충만함을 받은 초대교회 성도들이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담대하게 증거하기 시작했다. 십자가와 부활의 소식이 기독교와 초대교회를 탄생시켰고, 인류의 운명을 바꾸어 놓는 놀라운 역사를 일으키게 되었다. 부활을 맞이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인류 최대의 사건, 예수님의 부활이 온 세상에 널리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목격자들의 담대한 증거와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주님의 부활을 믿고 주님이 재림하시는 날 우리 역시 부활할 것을 확신한다면 우리도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아야 마땅할 것이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15:57-58) 우리는 사도 바울의 고백 속에서 부활을 맞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승리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교훈한다. 주님의 부활은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운명에 대한 승리요, 우리를 대적하는 사탄에 대한 승리이며, 우리가 겪는 모든 절망과 고통에 대한 승리인 것이다. 세상에서 우리가 당면한 싸움은 이기려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이미 이겨 놓은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죄의 고통과 인생의 좌절로부터 우리를 자유케 해주신 주님께 우리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감사를 잃지 말아야 한다. 

둘째로는 부활을 맞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견실한 삶과 굳건한 신앙을 든든히 세워 가야 한다. 우리 인생에는 우리의 삶과 신앙을 흔드는 악한 조건들이 항상 존재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우리의 생명과 일상을 위협하는 질병이나, 복음의 진리를 거스르는 잘못된 가치관이나, 여러 형태의 사회적 혼란 때문에 우리의 삶은 언제나 흔들릴 수 있다. 이런 환경은 우리가 이 땅에서 삶을 살아가는 동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들이다. 때로는 좌절하고 실망할 수 있지만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의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처럼 믿음 위에 다시 서서 굳건한 신앙생활을 이어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부활을 맞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하는 모습은 항상 주의 일에 헌신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인생 최고의 삶은 하나님 앞에 섰을 때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찬을 받는 삶일 것이다. 자칭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도 자기중심적으로 자기 인생만을 채우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은 결국 후회만 남는 헛된 인생일 수밖에 없다. 부활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이단이 미혹하든, 바이러스가 위협하든 어떤 환경 속에서도 변함없이 항상 주의 일에 힘쓰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비록 그 일이 힘겹고 어려움이 따르는 고난일지라도 우리가 그 길을 가야 하는 것은 우리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을 말씀이 약속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다. 예수님께서 죽은 지 3일 만에 다시 사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부활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우리도 부활해야 한다. 물론 주님 오시는 날, 세상 끝 날에 우리도 부활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미래의 부활이다. 부활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미래의 부활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부활을 경험하며 살아야 한다. 예수님의 부활은 동시에 우리의 부활이며 예수님의 승리는 동시에 우리의 승리이다.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듯이 우리도 현재의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활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하나님께 칭찬받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시기를 축복드린다. 

김동엽 목사

<증경총회장·목민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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