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사실일까? 거꾸로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은 틀린 말일까? 소수의 몽골족이 초원의 강력한 유목 부족들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힘을 모아야 했기에 당연히 이 이야기는 맞는 말이다. 반면 유대인들은 디아스포라로 흩어져 살았기에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민족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로스차일드는 다섯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첫째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둘째는 오스트리아의 빈, 셋째는 영국의 런던, 넷째는 이탈리아의 나폴리, 다섯째 아들은 프랑스 파리에 살게 했다. 흩어져 살면서 그들은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며 정보와 부의 흐름을 융합하였다.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로스차일드 가문과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나라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엄청난 부를 이룬 유대인 가문이기 때문이다. 그 부의 힘은 오늘날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지배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오늘날 유대인은 디아스포라의 대명사다. 그리고 그 디아스포라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디아스포라’라는 말은 ‘흩어진 씨앗들’이라는 뜻이다. 민들레처럼 전 세계로 흩어져 살게 된 민족의 고난과 그 고난의 역사를 새로운 미래의 힘으로 만들어 낸 유대인은 그래서 위대하다. 우리나라에도 750만 명의 디아스포라 한민족 공동체가 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내며 우리 민족은 중국과 러시아로 흩어졌다. 다시 1938년 소련의 극동 연해주의 고려인들은 스탈린에 의하여 중앙아시아로 흩어졌다. 일제는 우리 국민을 군국주의 제국의 노예로 끌고 가 후일 그들을 재일동포라 부르게 했다. 먹고 살기 어렵던 시절에는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전 세계로 흩어져 살아야 했다. 우리도 유대인 못지않게 고난의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 그 흔적이 한민족 디아스포라다.
나는 지금까지 30여 년을 디아스포라 유목민을 목회하는 목회자로 살았다. 이제는 우리의 이야기를 넘어 전 세계에서 찾아온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를 할 때가 되었다. 유목민 디아스포라는 누구인가? 왜 하나님은 그들을 흩어지게 하셨으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 역사를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증언하고 가르쳐주셨다. 그들은 남은 자들이며 그루터기다. 그들은 흩어진 씨알들이며 마지막을 위하여 숨겨 놓으신 사람들이다.
이제 남은 삶은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하나로 융합하고 네트워크하는 일을 할 것이다. 하나님 나라 운동의 에너지는 결국 디아스포라에게서 나온다고 믿는다. 유목민 디아스포라와 함께 바라보는 미래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디아스포라 유목민들을 통해서 이루어 가신다. 유대인의 역사도 우리 민족의 역사도 그리하셨다.
이제 전 세계에서 찾아온 디아스포라가 우리 안에 있다. 그들이 하나님 나라의 주체다. 디아스포라 유목민을 주목하라! 그들이 하나님 나라의 씨앗들이다.
유해근 목사
<(사)나섬공동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