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여인이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집안을 열심히 청소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문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가 보니 행복의 여신이 문 앞에 와 있었다.
그 여인은 너무 좋아 행복의 여신을 집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행복의 여신은 온화하고 편안하고 행복한 미소로 가득한 아름다은 모습이었다. 그 여신에게서는 흐뭇한 행복의 향기, 희망의 향기, 여유로움의 향기가 넘쳐 흘렀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즐겁고 흐뭇하였다.
여인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여신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행복의 여신은 가야할 시간이라고 하면서 그 집을 떠나려 하였다. 여인은 행복의 여신에게 더 머물기를 권했다. “더 계세요. 당신이 가시면 안 됩니다. 당신이 가시면 고독하고 불행하고 허전합니다.” 그러나 행복의 여신은 “나도 오래 있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 집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는 몸입니다. 찾아올 때가 있고 떠나야 할 때가 있는 것이지요” 하면서 가 버렸다.
행복의 여신이 떠난 얼마 후 또다시 아무 예고도 없이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여인이 나가 보니 이번에는 불행의 여신이 와 있었다. 불행의 여신은 험상궂고 냉랭하며 미소도 없고 침울하고 어두운 모습이었다. 여인은 불행의 여신을 보자마자 아찔하고 소름이 끼쳤다. 여인은 너무 무서워 문을 닫으려 하였다. 이때 불행의 여신은 이렇게 말했다. “행복의 여신이 다녀간 다음에는 내가 꼭 찾아오게끔 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나를 원치 않아도 나는 당신의 집에 얼마 동안 있다가 가야 합니다. 이것이 존재의 질서요, 인생의 법칙입니다.” 이 반갑지 않은 손님은 그 집 안에 들어와서 얼마 동안을 머물렀다. 모든 것이 어둡고 불행해졌다. 얼마 후 불행의 여신은 이제는 그만 떠나야할 때가 왔다고 하면서 그곳을 떠나 버렸다.
이 짧은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 나갈 때 행복만 계속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불행만 계속 있는 것도 아니다. 불행이 있으면 행복도 있고 행복이 있으면 불행도 있다. 인간이 바라는 행복과 즐거움, 기쁨만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그러나 인생의 원리는 그렇지가 않다. 수십조 원의 엄청난 재물을 가진 기업가도 뇌졸증으로 병원에 누워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 수 있고, 반대로 불행하고 가난하지만 그 불행과 가난을 잘 이겨내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도 있는 것이다.
오세아니아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바누아투는 우리의 눈에는 개인소득이 연간 3,300달러에 그치는 한 가난한 나라이다. 그러나 많은 세계적 조사기관에서는 세계의 행복순위 1위의 나라가 바누아투라고 한다. 우리나라 개인소득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행복도가 가장 높은 것이다. 행복은 돈으로 얻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마음으로 얻는 것이다.
나의 경우도 그렇다. 나는 고아가 되고 실명하였을 때 쓸모없는 존재라고 하여 시체를 보관하는 창고에 가두기도 하고 공동묘지에 버려지기도 하고, 밖에서 강아지들과 함께 잠을 자기도 했다. 나의 어린 시절에는 매 안 맞는 날이 없었고 욕을 안 듣는 날이 없었다. 나가 죽으라는 천대와 온갖 구박을 받았다. 내 몸에 60여 곳 이상의 상처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나무작대기와 부지깽이로 인정사정없이 맞아 머리에 구멍이 나서 고름이 넘칠 때 강아지가 와서 고름을 핥던 불행한 사람이었다. 만약 그 불행이 계속되었다면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상처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예수의 흔적이 되고 영광의 상처가 되었다.
나와 항상 함께해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도우심과 불행을 이겨내어 꼭 성공하겠다는 다짐과 인정 많은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지금은 가장 행복하고 쓸모 있고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인생은 행복하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아야 하며 불행하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불행 그 너머에서 손짓하고 있는 행복을 만날 날을 기대하면서 오늘의 불행을 잘 이겨 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눈앞에 있는 오늘의 불행만 보는 사람은 그 너머에 있는 행복을 찾지 못한다. 불행의 이면을 봐야 행복이 있다. 그래서 인생은 겸손하고 감사하는 삶이어야 한다. 그래야 행복이 와도 불행이 와도 어느 상황에서도 겸손하고 감사할 줄 아는 여유로운 삶이 될 것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