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리더] 회복하고 일어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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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신학대학교 현대기독교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의뢰를 받아 ‘6·25전쟁 전후 기독교 탄압과 학살 연구’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학살로 전국에서 희생된 기독교인은 849명으로, 피랍된 177명을 포함하면 희생자는 총 1,026명이었다. 천주교인까지 합치면 1,145명에 달한다. (크리스찬투데이 2월 23일자 기사인용) 

그동안 교회 내부에서만 다뤄졌던 기독교 순교자들의 실상이 첫 정부 보고서를 통해서 밝혀진 것이다. 기독교인들이 학살을 당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 그것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산군들에게 예수를 믿는 것은 그 자체로 공산주의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그들이 죽음의 공포 앞에서 신앙을 포기했다면 살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신앙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하나님을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것, 복음을 지키는 것이 곧 나를 지키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순교한 이들 중에는 주일학교 학생도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강한 자로 이끌었던 것일까, 서술퍼런 총칼 앞에 믿음으로 저항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단순히 개인의 신앙으로만 이해되지 않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혹독한 핍박 앞에서 무너져야 했던 신앙적 굴복은 한국교회 성도들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했다.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 삶의 주관자이시며 성경의 말씀대로 사는 것이 신앙의 본질이라고 여겼다. 목회자들의 그 본을 보여주었다. 공산주의자들 앞에서 반공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저 예수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의 신앙은 지켜질 때 역동성을 갖는다. 타협에서 시작된 신앙은 위기와 핍박 앞에 무릎을 꿇는다. 신앙을 지키는 것만큼 인간을 강하게 하는 것은 없다. 자신의 생명을 걸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직면한 코로나19의 파고는 생각보다 심각하고 높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 청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금까지 위기라고 말했던 상황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다가온다. 코로나19로 무너진 것은 복음이 아니다. 여전히 복음은 한 영혼을 살리는 능력이다. 교회의 겉모습이나 제도적인 것이 바뀌어야 사람들이 교회로 오는 것이 아니다. 돈이 교회를 살리지 않는다. 신앙의 본래 모습, 복음을 지키고 사명에 목숨을 걸며, 살아있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먼저다. 국가, 사회를 바꾸는 것은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한 영혼, 한 개인을 살리는 곳이어야 한다. 그 살아난 그리스도인이 사회를 바꾸고 국가를 바꾸는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믿음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순교의 자리로 나아갔던 믿음의 선배들을 기억해야 한다. 순교의 그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으로 세워진 한국교회다. 지금은 교회를 채우는 것보다 남은 자들을 회복시키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그들이 순교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다. 한국교회가 거기서부터 회복하고 일어서기를…

김정회 교수 

(서울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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