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피땀으로 이 땅을 지킨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그분들로 인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달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반도국가인 우리나라는 숱한 외침(外侵)에도 불구하고 잡초 같은 강한 근성으로 국토를 보존해 왔으며, 그 가운데 몸을 던져 나라를 지킨 영웅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들의 젊은이들은 왕조시대의 먼 역사는 고사하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또한 어떻게 발발했으며 어떤 의미를 갖는지 관심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알지도 못한다. 어쩌다가 우리의 교육이 이 지경이 되었는지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를 바르게 알지 못하는 국민들은 애국심도 나라를 보존하려는 의지도 없다. 국토 보존은 나와 상관없으며 그저 지켜지는 줄 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근 정치권에서 미군은 침략군, 소련은 해방군이라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발언들이 이어지고 목숨 바쳐 위기 가운데 나라를 수호한 애국자를 친일파로 몰아가는가 하면 그런 선동자들을 따르는 무리들이 있음에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왜곡이 서슴없이 이뤄지고 국가의 정체성과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친일파 청산이라는 역사의 심판이 역대 정권에서 수없이 이뤄졌으나 부족함은 누구나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정의로운 국가를 세우기 위해서는 청산이 바르게 이뤄져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반도 국가로서 역사적으로 외세로부터 많은 침탈을 당했으며, 그 상대는 주변의 중국과 일본일 것이다. 중국은 중화사상(中華思想)으로 주변의 약소국들을 침략했으며, 일본은 섬나라로 대륙으로 진출하려는 강한 의지와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을 내세워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를 정복하면서, 대한 제국을 36년간 강점해 민족문화의 말살과 물자 수탈 등 탄압을 했으며, 중국에서는 청일전쟁과 난징대학살의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나치 정권이 집권하면서 인종차별주의와 팽창주의를 펼치면서 유럽을 점령해 유대인 말살 정책인 홀로코스트 대학살로 대략 600만 명 정도가 가스실 등에서 학살을 당했다. 이러한 아픈 역사를 돌아보면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은 비교적 청산이 제대로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부족했던 것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역사 청산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으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과거에 집착하는 자는 밝은 미래를 바라볼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의 정체성과 국가관이 흔들리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무너진 역사와 정통성을 바로 세우고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묶어서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이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이상호 장로
<내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