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번도 선거가 없는 해도 있는데 2022년에는 3월에 대통령 선거, 6월에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어 만 18세 이상의 전 국민이 두 차례나 투표장에 가야 했다. 선거를 앞둔 몇 달 동안 여야 각 당의 치열한 선거운동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았으니 민주국가에 사는 것이 마냥 평화롭기만 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우리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일찍이 민주공화국 체제를 택했고 그것을 지키려고 피를 흘렸으며 오늘도 이를 위해 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국가 체제를 운영하려니 인구의 몇분의 일은 전적으로 공직을 맡아 일해야 하고 또 일부는 정치의 영역에서 활동하며 권력의 배분에 참여한다. 이들을 일컬어 정치인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없다고 국민이 밥을 못 먹을 것은 아니지만 나라가 큰 걸음을 걸어가는데 앞장서서 끌고가는 사람들이 필요하고 그런 존재를 골라내는데 선거라는 시끄러운 과정을 겪게 된다. 그런데 선거의 해에 정치인들을 바라보며 언뜻 구약시대 선지자들과 신약시대 유대교 지도자들을 떠올려 본다.
아브라함이 십일조를 바친 살렘왕 멜기세덱은 선지자로 이해되기도 하는데 출애굽에 이르러 등장한 모세는 유대백성을 위한 최초, 최고의 지도자요 선지자였다. 왕조시대로 접어들어 사무엘과 나단 선지자의 이름이 나타난 후에 드디어 엘리야 선지자가 갈멜산에서 사이비 선지자들 850명과 대결하는 통쾌한 사건을 보게 된다. 그의 제자 엘리사의 활동이 있은 후에 성경에는 문서 선지자의 예언서들이 펼쳐져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예고한다.
복음서들을 통해 우리는 오늘날의 정치인들과 비교되는 존재들, 즉 산헤드린 공회를 구성하는 바리새인들 그리고 제사장, 대제사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백성들의 지도자로 행세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들에 대한 예수의 통렬한 비판은 먼저 그들의 위선적 행태에 초점이 맞춰지는데 오늘로 치면 정치인들의 『내로남불』을 지적하는 말씀들이다. 구약의 거짓선지자들과 신약시대의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이 진리를 거슬려 인류 구원을 방해하고 지연시킨 것은 오늘의 정치 권력자들이 인권, 자유, 평화의 궁극적 가치를 개인으로부터 봉쇄하고 파당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민주정치 체제에서도 선거는 궁극적인 선과 악 사이의 선택에는 이르지 못하고 악한 것과 덜 악한 것 그리고 조금 선한 것을 대표하는 집단간의 경쟁을 통해 국가권력을 분점하고 이 과정에서 타협이 이뤄져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거나 물리적 충돌을 면치 못해 사회발전이 정지, 후퇴하는 역사가 기록된다. 우리 대한민국은 지난 한 세기동안 엄청난 세계사적 고난의 무대가 되었다가 비로소 세계 안에서 뚜렷하게 민족의 위상을 정립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최악의 이민족 지배를 겪고 나자마자 국제분쟁에 결부된 민족 상잔의 전쟁을 치렀고 그 시련과 시험이 자산이 되어 이제는 민족적 자신감이 개개인의 가슴에 자리잡는 단계에 와 있다.
선거에서 정치인들이 후보로 나서서 경쟁을 벌일 때에 이들이 예루살렘 공회의 바리새인들이나 엘리야 선지자 앞에 선 450명 바알 선지자와 400명 아세라 선지자의 역사를 알고 있기를 바란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들을 그런 죄인들로 바라보게 되지 않도록 심기일전해 선과 악의 싸움에서 모두가 선의 편에 서기로 한다면 이 나라는 진정한 선지자 정치인을 지도자로 선출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김명식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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