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60대 남성이 무차별 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CCTV를 보면 피해자는 사람의 왕래가 적지 않은 아파트 단지 입구 앞에서 얼굴에 피가 흥건한 상태로 14분간 바닥에 등을 대고 쓰러져 방치되어 있었다.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관이 도착했을 때는 14분이 흘렀고 이미 숨져 있었다. 14분 동안 그의 곁을 지나간 행인 45명 중에는 제사장과 레위인 뿐이었다. 계급이 높거나, 출세했거나, 부자이거나, 잘난 사람뿐이었다는 것이다. 손가락질받고 멸시받고 천대받는 사마리아인은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CCTV속에 비친 사람들은 몇 사람이 먼발치서 서성이기는 했고, 다가가 가까이에서 살피기는 했어도 도움을 주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경찰에 신고한 사람도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않고 그냥 가버렸다
사람이 출세하면 뭐하나 사람이 부자되면 뭐하나 사람이 잘나면 뭐하나 어려움에 처하고 위급한 상황에 빠진 사람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으면 잘난 게 뭐 필요하나, 부자 된 게 뭐 자랑인가, 출세한 게 뭐 유세인가, 낮은 자리에서 업신여김당하고 숨죽여가며 사는 사마리아인이 차라리 낫다. 나은 정도가 아니라 필요하다.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중점으로 교육하며 양육하나. 부자되거라, 출세하거라, 높은 자리에 올라가거라, 그런 꿈을 가져라 이렇게 교육할 것이다. 이렇게 된 후 내게 손 내미는 자에게 거절하지 아니하고 어려움에 처한 자에게 손 내밀어 준다면 금상첨화이다.
지금 세대는 양육비 많이 든다고 두 자녀도 안 가지려 하며 한 아이 키우는 부모가 많다. 인구는 점점 감소한다. 한 아이라 부모가 귀엽게 키우는 바람에 예의범절이나 공중도덕 같은 건 안중에도 없다. 아이는 내가 편하면 장땡이다. 안하무인이며 지극히 이기주의자로 장성한다.
그렇게 성장하면 제사장이되고 레위인이 된다. 대통령이 사마리아인처럼 사는 것 봤나? 국회의원이 사마리아인처럼 사는 것 봤나? 고위공직자가 사마리아인처럼 사는 것 봤나? 필자는 보지는 못했지만 한두 사람은 있을 것이다.
대부분 사마리아인이 되기는 싫어한다. 우리 사회는 독불장군에다가 이기주의자인 제사장이나 레위인보다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필요하다.
이상조 장로
<경서노회 은퇴장로회 전회장, 선산읍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