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비극은 교회 지도자들이 전문 직업인처럼 되어갈 때이다. 전문 직업인이란 사회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러나 목회자나 장로 등 교회 지도자들에게는 가장 어울리지 않는 타이틀이다.
교회 지도자는 그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어야 하며, 하나님 아버지를 깊이 사랑하고 순종하는 하나님의 자녀이어야 하며,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의 전문인은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 가장 많은 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이지만 목사란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드러내는 사람이어야 하기에 다 안다고 할만한 지식이 없는 것이다. 신약의 2/3를 집필한 사도 바울도 그리스도를 아직 다 알지 못한다고 고백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교회에서 비롯되는 여러가지 사역들이 내면의 실재가 없는 전문 직업 기술자처럼 만들어 버릴 때가 있다.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을 잊어버리고 전문 기술자처럼 일할 때가 많다. 아무 것도 아닌 일들에 시간을 허비하고 기도의 소리보다는 자신이 위대하다고 떠드는 소리가 더 클 때가 많다.
목회의 본질은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에서부터 시작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학자요 목회자였던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하였다. “누가 이것을 담당하리요(고후 2:16)”
John Piper 목사님은 “교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기도하는 영적 시인이다”라는 말을 했다. 목회자가 반드시 시(詩)를 써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시적인 감성과 내면의 충만함을 잊어버려서는 안된다는 말일 것이다. 마음과 영혼이 하나님에 대한 의식으로 가득차 있어서 아름다운 시가 흘러나오듯 나눠 줄 것이 있는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목사의 마음에 잡초가 돋아날 때 성도들의 마음에 잡초가 돋아나고, 장로의 마음이 황무지처럼 메마를 때 교회의 영성은 메마르게 된다. 실로 설교란 목사의 마음을 통과해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요, 장로의 대표기도는 성도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이기에, 지도자들 자신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목회대상임을 깨닫게 된다. 로버트 머레이 맥체인은 “내 양들을 위해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내 인격적 거룩함이다”라고 했다.
이재훈 목사
<온누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