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인생을 절망으로 몰아가고 망가뜨리는 것이 참으로 많다. 그것을 가리켜 ‘유혹’이라 한다. 도박의 유혹에 빠져서 인생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있고, 알코올의 유혹에 빠져 인생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다. 이성에 빠져 판단력을 잃고 결국 절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그 중에서도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열등감’이다. 열등감은 실로 무서운 감정이다. 이 무섭고 부정적인 감정은 사람의 눈도 가리고 양심도 가리고 판단력도 가려 자신의 장점을 보지 못하게 하고 스스로 절망의 동굴로 파고 들어가 희망을 잃게 만든다.
행복한 삶, 성공적인 삶을 살고 싶다면 반드시 열등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자신감 넘치는 희망적인 자아를 만들 수 있다. 열등감은 실존하지 않는 괴물처럼 무한한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어 인간을 성공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절망의 함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학교 생활에서 늘 낙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학생이 있었다. 심지어 그는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는 모든 과목에서 낙제를 하는 기록을 세웠다. 겨우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나 가장 중요한 과목인 영어, 수학은 또 늘 낙제였고, 물리는 빵점을 면하지 못했다. 그는 운동에도 소질이 없었다. 그래도 의무적으로 한 가지 종목에는 들어가야 했기에 골프를 선택했다. 학급별 시합을 하면 그 또한 시합마다 지는 일이 허다했다. 대인관계도 좋지 않아서 그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게다가 그는 데이트를 한 번도 해 보지 못하고 청춘을 보냈다. 그는 아무에게도 인정을 받지 못했고 자신도 자기를 인정하지 못했다. 그렇게 열등감에 사로잡힌 사람이 되었고 낮은 자존감으로 꿈과 희망을 잃고 낙심과 좌절 가운데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 한 가지 재능이 있었다. 바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재능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월트 디즈니가 공모하는 콘테스트에 그림을 응모했는데 주제가 있는 그림을 그려서 보내라는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반드시’라고 이를 악물고 열심히 그림을 그려서 보냈으나 돌아온 답은 ‘미안합니다’였다.
그의 인생은 그렇게 실패의 연속이었다. 메마른 황무지를 걷는 것만 같은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의 열등감은 극에 달하고 말아, 목숨을 끊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죽기로 작정하고 나니 자기와 같이 열등감에 사로잡혀 실패의 인생, 광야 위의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졌다. 자기와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주인공으로 묘사한 만화를 그렸다. 그는 그 만화에 어릴 때부터 지기만 하고 실패만 했던 자기 이야기를 그대로 그렸다. 그는 자기 이야기를 그리며, 열등감을 안고 인생을 살며 느끼고 경험했던 내면의 아픔과 분노와 억울함 등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열등한 자기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대접을 받았으며, 그때마다 자기와 다른 사람이 경험한 내면의 세계도 그려 내었다.
바로 이 만화가 그 유명한 “찰리 브라운”이다. 이 만화는 대성공을 이루었다. 사람들은 이 만화를 보면서 그의 내면에 공감했고 자기들 또한 열등감과 실패로 아파했던 때를 기억하며 위로받았다. 이 만화의 작가는 슐츠이다. 그는 “찰리 브라운”으로 일약 대스타가 되었다.
이전의 그는 열등감 때문에 자기의 가능성을 볼 수 없었고 꿈과 희망도 잊고 살았다. 광야에 버려진 외톨이 인생을 살았던 것이다. 그는 열등감에 묻혀 사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결심을 했고, 죽기로 작정한 그 순간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보았다. 그것은 무언가 모자라고 실패만 거듭하고 열등감으로 아파하는 한 사람, 자기를 본 것이다. 모자람 때문에 한숨짓는, 실패만 하면서 좌절과 절망과 수치와 억울함에 빠진, 열등감으로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자기 자신을 비로소 객관적으로 발견한 것이다.
열등감은 거의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다. 열등감으로 아파하고 한숨짓고 좌절하는 만화 “찰리 브라운”은 슐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부분 사람들의 이야기였기에 공감할 수 있었고,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자신만 불행하고 자신만 열등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아이젠하워가 연합군 최고사령관이었을 때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연설을 하게 되었다. 육군사관학교는 졸업생 명단이 성적순이었다. 그날 육사를 졸업하던 학생은 총 261명이었다. 그는 261번째 명단에 있던 졸업생을 향해 연설을 하기 시작했다. “성적의 순서로 맨 마지막은 성공의 첫걸음이다. 비록 261번으로 졸업한다 할지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해 나가는 뛰어난 장성이 되어라. 자신감을 갖는다면 성공할 것이다”라며 희망을 준 것이다.
성적이 261번째였던 그 학생은 꼴찌의 열등감을 극복하고 후에 뛰어난 스타가 되었다고 한다. 성공은 성적순이 아니다. 열등감의 극복이 곧 성공의 길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성공의 문이다. 토머스 에디슨은 “당신이 성공의 비율을 배가시키려면 반드시 실패의 비율도 배가해야 한다”고 했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 성공의 자리에 앉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미국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홈런 타자 두 사람이 있었다. 베이브 루스와 행크 아론이다. 이 두 사람은 가장 많은 스트라이크 아웃을 당한 사람이다. 261번째라도 괜찮다. 자신보다 공부를 잘한 생도가 260명이라면 260명이라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후의 승자는 자신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열등감을 극복한 261등일테니 말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