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광장] 신앙교육과 입시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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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오랫동안 교회학교 교사로서 학생들을 양육하면서 예수님의 사랑이 한 생명 한 생명을 변화시키는 것을 체험할 때마다 가장 큰 보람과 감동을 받고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새기곤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 학생들이 입시위주 교육에 희생되어 크게 고통받고 있는 현실도 생생하게 목도했다. 특히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참된 신앙교육과 입시교육이 서로 상충될 때마다 학부모들은 대개 신앙교육을 희생시키는 편을 택하는 것을 보면서 가슴 아파하곤 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만큼 높다. 이것은 유교문화권에 속한 한국, 일본, 중국의 동아시아 국가들의 공통된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서양의 선진국들 이외에는 이 동아시아 3국만이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룩해 서구 선진국을 따라잡게 된 것도 바로 이 높은 교육열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교육열은 유별나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명문학교에 보내려고 치열한 입시경쟁을 벌였으나, 정부의 평준화 정책으로 어렵게 되자 이제는 중고등학교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학교를 찾아서 국제적인 입시경쟁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국내 교육을 평준화한 결과, 경쟁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 세계로 확대된 것은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문화와 세계문화를 아우르는 문화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었고, BTS와 같은 한류의 세계적인 성공 요인이 된 것이다.

그런데 경제와 문화를 포함한 각 분야에서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으로 도약한 지금, 한국의 교육이 과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세계 최고의 학교에 입학해서 최고의 교육을 받으면 그것이 곧 성공으로 이어진다고 믿고 입시경쟁에 매진해온 것이 한국 학부모들이었다. 

그러나 좋은 학교에 입학하고 좋은 직장을 다니며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사회적인 인정을 받는 것이 과연 행복한 삶일까 하는 물음은 자연스럽게 제기된다. 외형적인 성공과 사회적인 성취가 곧 내면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이러한 질문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적용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외형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사람들은 과도한 경쟁과 상대적인 박탈감, 그리고 장래에의 불안감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것도 이러한 질문에 대해 우리 사회가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참된 교육의 원리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필자는 유대인의 교육철학에 그 힌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대인의 교육철학은 모세5경인 토라와 탈무드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영국의 저명한 유대교 랍비 조나단 색스(Jonathan Sacks)는 토라를 유대적 성공의 알고리듬이라고 불렀다. 색스에 의하면 토라의 첫째가는 가르침은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한 자연과 사회공동체 안에서만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과 동료 인간과의 올바른 관계 정립이 성공의 최고의 비밀이라고 말한다. 그 외에도 색스는 유대교육의 특징으로서 위대함을 추구하는 결단, 평생에 걸친 학구열, 확고한 윤리적인 생활태도, 감사하는 마음, 이웃에게 아낌없이 자선을 베푸는 생활 등을 들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바로 기독교 신앙교육에 그대로 담겨있다. 올바른 신앙교육은 입시교육보다도 우리 인생을 훨씬 더 풍요롭게 하고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인생을 보장하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 학부모들이 이제 깨달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김완진 장로

• 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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