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 기사를 통해서 한 가지 중요한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하나의 피조물을 만드시기 전에 먼저 그 피조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셨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하나님께서 식물을 만드시기 전에 먼저 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셨다. 즉 빛을 만드시고 물을 한 곳으로 모아 육지가 드러나게 하신 것이다. 또 새와 물고기를 만드실 때도 먼저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셨다. 그래서 새를 위하여는 궁창을 만드셨다. 그리고 물고기를 위하여는 물을 한 곳으로 모아 바다를 만드셨다. 그리고 동물을 만드실 때도 먼저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초목과 충분한 공기를 만드셨다. 그런데 창세기 1장 26절에서 31절까지를 보면 인간이 모든 피조물 중에서 가장 나중에 지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다른 모든 피조물보다도 더욱 풍성한 자연환경을 필요로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이렇게 자연 만물을 창조하셨기 때문에 자연 만물을 향한 사랑과 능력과 긍휼과 자비를 가지고 계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은 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봄의 따뜻함과 여름의 뜨거움, 가을의 풍성함과 겨울의 황량함을 비교해 보라. 오늘 우리도 계절의 순환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과 긍휼과 자비를 느낄 수 있다. 이 시간은 사계절 중에서 무더운 여름을 생각하며 그 의미를 상고하고자 한다.
1965년 6월 27일 자 「뉴욕타임즈」는 여름에 대하여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아, 여름아 너는 무슨 힘이 있기에 우리를 고생시키면서도 너를 좋아하게 만드는가?” 그렇다. 여름은 지내기가 힘들면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유익한 계절이다.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고생하지 않고는 곡식이 풍성한 가을의 열매를 맺을 수 없고 겨울의 한파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름은 만물이 가장 고생하는 기간이요 또한 가장 성장하는 계절이다. 그래서 뜨거운 여름은 우리 성도들에게는 뜨거운 신앙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 한국 교회는 교회마다 대개 여름이면 산상 부흥회나 여름 성경 학교나 여름 신앙 캠프를 가진다. 놀라운 것은 이 짧은 경건의 모임을 통하여 한 사람의 평생이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름 수련회가 끝난 후 놀랍게 영적으로 성장한 그리스도인을 보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감격적인 신앙의 간증들을 듣게 되는 것이다.
영어로 휴가를 ‘vacation’이라고 한다. 그 뜻은 ‘비우다, 청소하다, 준비하다’이다. 그렇다면 여름 휴가란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자기 자신을 비우고 청소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휴가는 ‘recreation’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그 뜻은 “창조한다, 새로 비운다, 재충전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휴가란 단순히 쉬고 노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돌아보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인도의 격언에 “여름에는 언제나 물에 잠긴 채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여름철에는 물 속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나 덥다고 사람이 물만 찾아서는 안 될 것이다. 만일 곡식이나 과일나무들이 여름의 뜨거운 햇빛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가을 들녘의 풍성한 추수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오뉴월 더위에는 암소뿔이 물러 빠진다”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여름 더위도 만만치 않다. 폭염주의보가 심심치 않게 나올 정도이다. 암소뿔이 물러 빠질 정도로 뜨거운 여름철 자칫하면 우리의 신앙도 쑥 뽑힐 수 있다. 보통 우리가 일주일 정도 휴가를 낼 경우 주일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주일 하루쯤이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조심해야 한다. 주일에는 어디에 있든지 가까운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
우리는 여름철 성장하는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과 은혜를 감사해야 한다. 또한 주어진 여름 휴가를 방종의 시간, 일탈의 시간이 아니라 풍성한 성령의 열매를 익혀가는 계절로 선용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가 성령의 열매가 풍성한 만족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김규 목사
<양평동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