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교회 밖에서 활동하는 이단 종파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 안에서 활동하는 이단 사상이다.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위험할까? 스펄전 목사는 교회 안에 있는 귀신 한 마리가 교회 밖에 있는 귀신 천 마리보다 더 많은 일을 한다고 말했다. 교회 밖에 있는 이단보다 교회 안에 있는 이단이 압도적으로 큰 해악을 끼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단 종파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지만, 그중 특히 위협적인 단체는 구원론의 약한 고리를 파고드는 구원파, 세력 확장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신천지교, 자의적 성경 해석과 사회봉사를 통해 이단 중에서 최대의 교세를 가진 하나님교(안상홍증인회)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에 대해서는 교단이 그동안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해 왔다. 그런데 이보다 해악이 훨씬 더 큰 이단 사상에 대해서는 적절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단 사상 중에서 그동안 주목을 받아온 것은 예수 그리스도 외에도 구원의 길이 있다고 주장하는 종교다원주의,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의 칭의론에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는 유보적 칭의론, 하나님의 공의와 심판 및 지옥을 경시하는 인본주의 종말론 등이다. 이것들은 모두 지난 세기에 사탄이 만들어낸 간교한 사상들로써, 서구를 중심으로 세계 모든 교회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그런데 21세기의 도래와 함께 더 강력한 이단 사상이 등장했다. 그것이 바로 동성애를 옹호하는 퀴어신학이다.
우리 총회는 2018년에 퀴어신학(동성애, 양성애, 성전환)을 이단으로 규정함으로써 발 빠르게 대처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교단 내 적지 않은 인사들이 동성애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진 듯하다. 동성애도 사랑이라고 여기거나,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성 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동성애,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소위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입법에 적극적인 반대를 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동성애는 사랑이 아니다.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동성간 성행위를 가리킨다. 성경이 금지하는 것이며, 하나님이 가증스럽게 여기시는 범죄이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과 창조 질서를 거부하는 대죄다. 동성애는 인권에 속할 수도 없다. 동성 간 성행위가 어떻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사람의 권리일 수 있겠는가? 죄는 권리가 아니라, 하면 안 되는 금지의 대상일 뿐이다. 그런데 퀴어신학은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동성애를 사랑이고, 인권이라고 미화한다. 이런 이단 사상이 서구 신학교에서 주류로 떠오르고 있으니, 여기에 오염된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130여 년 전 이 땅에 복음을 전해주었고 지금까지 우리의 형제 교단으로 불리는 미국장로교회(PCUSA)는 원래 성경대로 동성애를 정죄하고 금지했다. 그런데 지금은 동성애, 동성혼을 옳다고 하고, 동성애자에게 안수하여 목사로 세우고 교회 지도자로 세우고 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성도들을 오히려 혐오와 차별주의자로 비판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충격적인 일이 아닌가? 오랫동안 우리 교단의 모델이었던 형님 교단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그것은 은밀하게 세력을 확장하는 동성애와 퀴어신학에 대항하여 교회의 지도자들이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 인권, 다양성을 말하며 포용하고 방관하다가 마침내 동성애 세력에게 점령당하고 만 것이다.
우리는 미국장로교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동성애 세력에 대하여 지금 분명한 입장과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머지않아 참담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동성애를 옹호하는 퀴어 사상은 이미 유럽과 북미 등 소위 자유민주주의 선진국들을 점령하였고, 이제 우리나라를 공략하고 있다. 금년 서울광장 퀴어 축제를 향하여 미국을 비롯한 13개 외국 대사관이 공개적으로 응원한 것이 그 하나의 증거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단 종파보다 더 큰 해악을 끼치는 이단 사상, 그중에서도 가장 교활한 동성애 퀴어신학을 단호히 정죄하고, 국회에서 추진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총회 총대들과 노회 지도자들은 이 시대 최대의 이단 사상에 대하여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싸울 책무가 주어져 있다. 이 싸움에서의 승리는 우리나라 교회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께 돌릴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이 될 것이다.
최태영 목사
<총회 이단사이비문제 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