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지구상에서 생활하면서부터 크고 작은 전쟁이 발생하였다. 정치사적인 시각에서 보면, 인류역사는 전쟁과 평화의 반복이고 연속이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를수록 전쟁의 기간과 규모, 그 피해는 증대되어 가고 있다. 예컨대, 서양의 고대와 중세시대에 발생한 가장 긴 전쟁은 로마와 카르타고의 118년간의 포에니전쟁(264~146 B.C.), 셀주크제국과 기독교 국가들과의 200여 년 동안의 십자군전쟁(1096~1270), 영국과 프랑스 간의 백년전쟁(1337~1453)을 들 수가 있을 것이다. 근현대 시대에 이르러서의 가장 큰 전쟁은 제1‧2차 세계대전으로써, 그 전쟁의 규모와 피해는 더욱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런 전쟁이 발생하는 근본적 원인은 국가적 이기주의와 패권주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동물의 세계에서 약육강식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인간 세계에서도 힘있는 자들의 과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간들은 한번 권력을 잡으면 놓지 않으려고 탐욕을 부리고, 국가적 패권주의를 악용하여 장기집권을 노리면서 독재를 자행하고, 때로는 전쟁까지 일으킨다. 지도자들의 탐욕과 국민들의 이기주의 때문에 세상은 바람 잘 날이 없고, 전쟁에 휘말리는 일들이 허다하다. 근현대 시대에 이르면서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해서, 전쟁에서 사용하는 무기들은 가공할 정도로 급진전되어가고 있다. 핵무기를 비롯하여 대량살상무기들을 현대전에서 사용할 경우, 인류는 공멸의 위기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제1‧2차 세계대전의 경우, 패권주의에 대한 대결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세계에서 대두되고 있는 징조를 보면, 무너진 소비에트연방공화국의 복구를 꿈꾸는 러시아몽(夢)이 표출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차지하더니,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구소련을 회복하려는 제국주의적 패권주의를 표출하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홍콩 민주화 억압, 신장 위구르족 인권탄압, 남중국해로의 세력 확대, 대만에 대한 흡수전략 등 중국몽(夢)을 꿈꾸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오스만투르크‧불가리아의 동맹국과 영국‧프랑스‧세르비아‧러시아제국‧미국 등 협상국과의 대결,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탈리아‧일본을 비롯한 추축국과 프랑스‧폴란드‧영국과 영연방‧미국‧소련‧중화민국 등의 연합국과의 대결 속에서 전쟁이 발생했던 조짐이 오늘날 국제적 패권 대결 속에서 점증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 국제적 대결이 심화되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전쟁은 서서히 대결 구도가 확대되어 가고 무르익어갈 때, 작은 곳에서의 충돌에서부터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오늘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유엔의 어떤 규제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을 무차별 쏘아대는 러시아의 태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발사하고, 핵무기를 비롯한 최첨단무기를 개발하여, 인류를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무모한 현상은 앞으로 어떤 전쟁이 폭발할지 심히 우려되는 바가 크다.
6‧25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휴전상태이지 종전상태가 아니다. 특히 남한은 북핵의 공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북한이 언제 무슨 도발을 할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확실히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김정은이 그의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비극의 막다른 골목까지 갈 것이라는 것이다. 그가 북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한과 전쟁을 하는 일이 생길지라도 북한 체제를 고수하기 위해 평화적으로 개혁‧개방을 통해 민주국가로의 길을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미‧중, 미‧러 패권주의가 팽배해 가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이 국제분쟁을 악용하여 중‧러를 등에 업고 무모한 행동으로 언제 다가올지 한반도의 돌발적 위기를 냉철한 시각으로 내다보면서, 우리는 이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