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여제(女帝) 김연경 선수의 효과가 또 나타나고 있다. 그의 소속팀 흥국생명 감독은 “김연경이 야간에도 홀로 나와 리시브 훈련을 많이 했다. 그러니 후배들도 자율적으로 야간훈련을 하더라”고 했다. 입장정원보다 많은 관중이 몰려 환호한다. 한국여자배구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졌다. 그 배경은 세계적인 기량, 투철한 책임감, 동료선수들을 위해 희생도 자청하는 공동체에 대한 헌신, 돋보이는 인성 등을 갖춘 김연경의 리더십인 셈이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4강에 오를 당시 그의 ‘주장 리더십’을 두고 스테파노 라바리니 당시 국가팀 감독은 “그냥 주장이 아니다. 카리스마 실력 친화력 등으로 팀을 뭉치게 한다. 한국의 보물”이라고 했다.
윤 정부의 내각에서 두드러지는 인물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북어민 강제북송과 월성원전 조기폐쇄 과정의 경제성 조작 등 불법혐의 수사를 위해 검찰이 대통령 기록관을 본격 압수수색에 나선 것도 장관 리더십과 무관할 수 없다. 권력형 범죄에 원칙 정도수사 역량을 갖춘 검사들을 전진배치한 결과다. 문 정권이 임기말에 위헌적 내용을 위헌적 절차로 밀어붙인 검찰수사권 완전박탈법에 대해서도 한 장관은 헌법재판소에 제소하는 것만으로 책임을 다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개악 검찰법이 규정한 검찰의 직접수사권 범위인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의 ‘등’ 취지를 살려 중요범죄에 해당하면 모두 직접 수사할 수 있게 대통령령 개정에도 나섰다.
서민을 괴롭히는 깡패수사 마약밀매수사 보이스피싱수사 공정을 이용한 갑질수사를 도대체 왜 하지 말아야 하는가 하고 반문한 그에게 법률위반시행령 쿠데타 운운하지만 자가당착이다. 한 장관은 일처리하는 게 시원시원하다. 서울시도 호흡을 맞춰야 할 부분이 앞으로 많다는 오세훈 서울시장 말에 많은 국민이 공감하는 이유다. 그러나 한 장관은 한층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 섣불리하다간 다친다.
윤 대통령도 검사 또는 검찰총장이 아닌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여야한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시작도 국민, 방향도 국민, 목표도 국민이라는 것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지만 말만이어선 안된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한치도 국민 뜻을 벗어나지 않도록 국민 뜻을 받들겠다. 저부터 분골쇄신하겠다”는 다짐대로 공정과 상식을 통한 국정운영에 매진해야 한다. 대통령은 지지율이 반 토막으로 급락한 원인부터 정확하게 알고 국민 뜻을 받든다면 인사가 만사라 했듯이 국민을 안심시킬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바란다. 정무감각과 판단력이 수준미달이어서 낯뜨거운 괘변이나 입신양명을 노린 아첨꾼에 휘둘려선 안된다.
윤 대통령은 쓴 소리도 듣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도 찾아가기 바란다. 진실성이 있고 품격을 갖춘 쓴 소리도 들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 및 풍토를 만드는데 마땅히 대통령이 앞장설 때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