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우(1905-1995) 박사는 평북출신으로 한국의 최초 안과의사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나의 죽음을 세상에 알리지 말라고 하시며 장례식도 치르지 말라고 하였다. 그리고 내 몸에 쓸 만한 장기와 시신은 모두 병원에 기증하며 죽어서 한 평 땅을 차지하느니 차라리 그 자리에 콩 한 포기를 심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그리고 유산은 시각장애인 복지를 위하여 써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만약에 그렇게 못한다면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히고 값싼 관에 넣어 최소한의 적은 땅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하였다. 그래서 공 박사가 별세한지 이틀이 지나서야 일간신문을 통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공 박사는 콘텍트렌즈와 쌍꺼풀 수술을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유명한 안과의사다. 공 박사는 1938년 공안과병원에 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온 한글학자 이극로 씨를 통해 한글의 우수성에 대하여 감화를 받은 후 한글의 과학화에 앞장서게 되었다. 그래서 고성능 세벌식 한글 타자기를 발명하였으며, 한글 텔레타이프와 한영(韓英) 겸용타자기와 세벌식 타자기 등을 발명하여 세상에 널리 보급하였다. 그는 한글시력표를 만들었으며 한글문화원을 창설하여 한글 글자꼴과 남북한 통일자판 문제 등에 대하여 보급하였다.
공 박사는 자신의 옷과 신발을 해질 때까지 입고 신었으며 평소에 검소하게 살았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을 위하여 타자기와 지팡이를 개발하는 등 평생을 시각장장애인을 위하여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평소의 생활에 시간을 금과 같이 여겼으며, 평생 생일을 차리지 않았고, 병원에 예약을 하지 않고 오는 사람은 아무리 지위가 높은 사람도 되돌려 보냈다. 그는 공부하며 사는 인생, 옳다고 믿는 것은 실천하며 사는 인생, 매사에 사랑을 품고 살았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소아(小我)보다는 큰 뜻과 사랑을 품고 사는 생활과 매사에 실천하여 본을 보이는 생활에 평생 전력을 다했다.
김광식 목사<인천제삼교회 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