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성형] 사랑! 주고 받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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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복음 13:34)

중3학년 남학생으로 지방대학 1학년인 형을 두었다. 친가가 우리나라에 내놓으라 하는 금융계 관료 집안이다. 다른 사촌들은 공부를 잘하고 인서울에 좋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 그에 비해 하위권의 성적으로 친척들 시야에서 벗어나 있고, 자기 형은 지방 작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 고향에 내려가도 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해주기는커녕 할머니 친구들에게 말하기가 창피하다고 내려오지 말라고 할 정도로 무시한다. 집에서 아버지에게는 공부도 못한다고 꾸지람만 듣고 자라며 심하게는 아들 취급도 받지 못하고 지내고 있다. 아버지에게 사랑은 고사하고 무시당하지나 않았으면 했다. 마음 속에서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이 차곡 차곡 눈 쌓이듯 쌓여 갔다. 이제 더 이상 억압과 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심해져 참지 못하고 퇴근하는 아버지를 거실에서 만났을 때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아버지가 자기 방에 들어가면 듣기 거북한 욕설까지 한다. 그럴수록 아버지에게 공부도 못하는 놈이 인사도 안 한다며 인정받지 못하는 말투로 무시당하며 자랐다. 급기야 아버지 앞에서도 대놓고 욕을 하며 침을 내뱉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아버지 역시도 아들이 집안에 들어와도 아는 체하지 않고 텔레비전만 시청하고 있다. 이 장면을 아들은 자신이 ‘유령 취급’을 받는다고 말하였다. 유령 취급을 받지 않으려고 아버지가 들고 있던 리모컨을 빼앗아 아버지가 시청 중인 방송을 다른 채널로 돌려버린다. 그래야 아버지가 유령 취급하지 않고 “이 새끼 저 새끼”하면 때리고 욕하며 그나마 사람 취급을 해준다고 한다.

황원준 전문의

<황원준 정신의학과 원장•주안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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