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한가위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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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秋夕)은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이라고 한다. 추석은 다른 말로 한가위라고도 한다. ‘한’이라는 말은 크다(大)는 뜻과 바르다(正)는 뜻이 함께 포함된 말이다. 그리고 ‘가위’라는 말은 가운데(中)라는 의미이다. 즉 한가위 추석은 8월의 한 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우리는 추석을 맞이하며 우리 조상으로부터 물려받는 이 명절의 귀한 의미를 신앙적으로 되새겨 보아야 하겠다. 

우리민족은 본래 마음 씀씀이가 폭이 넓고(大) 바른(正) 민족이다. 우리 민족처럼 ‘우리’라는 말을 광범위하게 쓰는 민족도 없다. 심지어는 우리 남편, 우리 아내라고까지 하니 외국인들이 그 의미를 알면 기절할 노릇이다. 우리는 그러므로 주기도문의 정신 대로 사는 민족이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공동체 의식에 거부감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성만찬의 공동체 의식도 보편화 되어 있다. 모르는 사람과도 일단 식사부터 하면서 친해진다. 누구와 밥을 같이 먹지 않으면 만남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외국 같으면 어림도 없다. 외국에서 누구와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보통 친한 사이가 아니면 어렵다. 우리 민족처럼 두레라는 공동체의식이 발달한 민족도 없다. 한 마을 전체가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함께 놀고,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노래하고,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다.

이에 비하면 서양 사회란 개개인이 각자의 성(城)안에서 성주(城主) 노릇을 하고 사는 극도의 개인주의 사회이다. 이제 이렇게 넓고(大) 바른(正) 우리 민족이 세계의 한 가운데(中)에 우뚝 서야 하겠다. 우리 민족은 세계의 정신을 한 데로 모아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위에 세우는데 안성맞춤인 민족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가 추석이라는 의미를 새겨서 싸움을 그치고 파벌의식을 잠재우고 사소한 감정을 접고 하나가 되어야 하겠다. 소인배들이나 하는 권모술수와 편 가르기와 모함과 거짓말을 그쳐야 한다. 그리고 주기도문의 정신과 성만찬의 의미와 두레 공동체의 삶으로 세상의 소망이 되는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 세상이 교회로부터 사랑과 일치와 화해와 용서를 배워서 아름다운 하나님의 뜻이 이 땅위에 이루어지게 해야 하겠다. 추석에 모두가 하나 되어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 우리는 한 민족, 한 백성, 한 하나님의 자녀가 아닌가?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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