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피해의식과 배타성
탄자니아인들이 선천적으로 지녀온 의식구조일 수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식민지 생활을 계속해 오면서 변화된 구조 가운데 식민 시절은 탄자니아들에게 강한 영향을 준 것이다. 더욱이 식민생활이 가져다준 피해의식은 탄자니아와 세계와의 거리감을 더해준 하나의 원인이다. 부부가 갈라지고, 부모와 자녀들이 뿔뿔이 헤어지며, 한 가족이 흩어져 원망과 눈물의 삶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피해의식이 쉽게 사라지겠는가? 피해의식의 결과로 외래문화에 대한 기피, 열등의식, 배타성을 강하게 지닐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힘에 의한 강요로 시작된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거부를 당하게 되었으며 기독교 신앙 역시 오늘에 와서는 그 뿌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면 그들에게 민감한 반응을 주는 외래적 성격을 지양하며 토착적 활동을 중심하고 가급적 피해의식을 불러일으킬 요소들을 배제하고 그들의 고정관념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다.
민족주의, 범아프리카주의 등의 독립 당시의 순수한 정치적 정신들이 희박해지면서 자본주의, 민주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비동맹주의 노선 등 복잡 다양한 정치형태를 가지게 되었고 정치권력을 쥐기 위한 빈번한 쿠데타와 내분 등은 결국 아프리카를 더 말할 수 없는 빈국으로 몰고 갔으며 아프리카의 발전은 더욱 뒤떨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탄자니아는 사회주의 국가로 일당독재의 국가이며 경제적 발전이 뒤떨어져 있는 나라이다. 이렇게 독재, 혼란, 경찰정치, 무지, 경제적 위기 등에서 우리는 탄자니아의 정치적 현실의 문제상황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렇게 부정, 부패, 빈곤, 무지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곳이 탄자니아인데 이렇게 복잡 다양하고 혼란한 상황 속에서 복음을 전하려고 하면서 너무나도 안이하고 꿈에 젖은 유아기적 환상에 사로잡혀서는 안될 것이다. 더더욱 철저하고 정확하고 분명한 분석과 함께 개개의 문제상황에 맞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선교전략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대체로 사람들은 가난하다. 그 가난도 보통 가난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가난하다. 가난의 이유는 ① 직업이 없고 (농민이 농토가 없고 근로자가 직장이 없다. 사람은 있으나 생산성이 없으니 노동력이 남는다) ② 높은 출산율 (연간 73%) ③ 문맹(문맹률 : 평균 70%이상) ④ 타부(그들의 미신으로 아무 것이나 하지 않으려 한다.) ⑤ 게으름(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에 묶여 진취성을 상실했다)
이 외에도 기후, 자연환경, 정치 등의 외적인 원인도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가 이들의 빈곤을 무시하고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문제상황을 무시하는 것이 된다. 이들에게 전하는 복음은 결코 가난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복음이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도 똑같이 복을 주신다는 것을 믿고 확신하며 가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새로운 선교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소기천 박사
<장신대 성서신약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