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미리 예약해 둔 병원에 가서 접수절차를 밟고 전문의와 면담을 하고 본격적인 건강검진이 시작되었다. 진찰을 받기 위한 복장으로 환복을 하고 몇 시간에 걸쳐 이것저것 여러 가지 검진을 받았다. 이미 전날부터 금식을 하고 위와 장 청소를 마치고 왔던 터라 장시간 검진 받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검진결과, 전반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콩팥에 조그만 물혹이 발견되고 장에 용종이 하나가 있어 제거를 했다.
의사가 환자의 병 상태를 살피기 위한 진단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진단이 있다. 몇 해 전에 유명 제약사에 이사로 계시던 장로님에게 망진(望診)을 받아 본 경험이 있다. 장로님은 얼굴만 봐도 건강의 상태를 어느 정도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의사가 보고 진단하는 시진도 있고, 의사가 환자와 그 가족의 병력 및 발병 시기, 경과 등을 물음으로 진단하는 문진도 있고, 환자의 몸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서 진단하는 청진도 있다. 환자의 몸을 손으로 만져서 진단하는 촉진도 있고, 환자의 신체를 두드려서 진찰하는 타진도 있다, 이런 이학적인(physical opinion)진단 외에도 혈액학적, 혈청학적, 생화학적, 생리학적, 세균·바이러스학적 검사, 일반적 검사나 특수적 검사 등 임상검진이 있다.
이렇게 다양하고 세밀한 검진을 통해 질병의 유무를 확인하고 질병을 발견했을 경우 치료를 통해서 건강을 회복하고 더 나아가 목숨과 생명까지도 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진단함에 있어서 많은 진료비가 발생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단은 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렇게 진단과 검진에 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언급한 이유는 검진을 받는 과정 속에서 비단 사람 몸만 아니라 교회도 그리고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들도 이러한 진단과 검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진단을 하되 그저 막연하게 대충 진단하기 보다는, 의학적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전문의를 통해 진단하듯이 보다 전문성 갖춘 전문가나 기관을 통해 세심하고 세밀한 검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단을 통해 문제를 발견해 내고 그 문제를 해결해 가기 위한 진단도 필요하지만 사전에 운동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미리 대처하듯이 급변하는 미래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진단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문제점 보다는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진단도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 보다 건강한 교회를 위해 교회 컨설팅, 목회자의 목회 컨설팅이나 설교 컨설팅을 하는 사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비용문제나 보다 효과적인 진단을 위해서는 대형교회나 노회에서 지원하는 방식을 통해 여러 교회들이 함께 컨설팅을 받거나 진단하는 것도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한국교회의 전체적인 침체와 사회에서 보는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이미지 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회복과 성장을 위한 철저한 검진과 진단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다.
김선우 목사
<흥덕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