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발언대]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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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야당 국회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새벽까지 술집에서 술 마셨다고 폭로한 것으로 시끌벅적 한다. 관심이 쏠리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근데 당사자인 법무부 장관은 장관직을 걸고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자 하면서 폭로한 김 의원에게 의원님은 무엇을 걸겠느냐고 했다. 법무부 장관은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내기하자고 했을 것이다. 내기는 그전에, 김 의원이 먼저 한 장관에게 내기하자고 말한 적이 있어 내기 좋아하면 내기로 진위를 가리자고 대항한 것으로 느껴진다.

모 의원은 얼마 전에도 몇 번 폭로한 적이 있는데 전부 헛다리 짚었다. 한 장관이 야당 여성 의원을 집요하게 좇아가 악수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비판 했지만 사실과 전혀 달랐다. 또 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를 위해 미국 검찰을 방문했다고 주장하면서 근거는 하나도 대지 못했다. 

아니면 말고 식이다. 

국회의원들은 회기 중에 국회에서 발언한 것에 대해 면책 특권이 있다. 이는 국회에서 위축되지 말고 소신껏 발언하라는 좋은 취지의 제도이다. 그런데 요사이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소란, 망말, 헛다리, 으름장 등등 이걸 자기의 인기 발언이나,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헐뜯는 데 이용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야당의원 뿐만 아니라 아니면 말고 식은 이것저것 아무거나 터트려 놓고 아니면 말고(면책 특권이 있으니) 다행히 하나라도 걸리면 특종이 되어 수지맞는 거다. 터트린 쪽은 아니면 “말고” 이니까 손해 볼 게 없다. 당한 쪽은 아니더라도 아니라는 설명을 해야 하니 피곤하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의 일정이나 신상을 끄집어 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막대한 손해이다.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 등에서 책임자를 불러다 놓고 고양이가 쥐를 잡아 놓고 어르듯이 마음대로 하면서 피감 기관은 찍소리도 못하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국회를 무시하느니 등등으로 으름장을 놓기도 한다.

방송에 나온 어느 평론가는 국회의원이 좀 세게 질문하더라도 피감 기관은 같이 대들면 안 된다고 하는데 같잖은 말이다. 이때 다른 평론가 중에 누구라도 먼저 질문하는 의원 쪽에서 예의와 범절을 지키는 게 맞다 고 반론을 펴주어야 할 텐데 아무도 그러하지 않고 듣고만 넘어갔다. 평론가들 조차 이렇게 삐딱하게 평론하니 국회의원들은 더하게 된다. 

그렇거나 말거나 피감 기관이나 인사청문회 나온 사람이, 질문하는 국회의원에게 먼저 대드는 경우가  있었든가?  한 번도 못 봤다.

그래서 이 제도를 없애라는 고성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상조 장로

<경서노회 은퇴장로회 전회장, 선산읍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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