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이곳저곳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성령의 집회를 가장한 은사집회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병들어 고통당하는 환자들에게 병을 낫게 해 주겠다고 하니 어느 누군들 귀가 솔깃하지 않겠는가.
S교회 김모 집사가 ‘가정재단’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런 곳은 어떤 곳이냐고 묻는다. 왜 그러느냐고 되물으니 집사람(K교회 권사)이 가정재단을 쌓는다고 화, 목요일날 이곳을 간다고 한다. 가정재단을 쌓으러 가는 것까지 말릴 수는 없지만 갈 때마다 자신에게 돈을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왜 돈을 달라고 하느냐고 부인에게 물으니 가정재단을 쌓으러 갈 때마다 헌금을 내야 예언의 말씀을 들을 수 있고 병도 나을 수 있다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가정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재단지기(가정재단의 운영자)가 K교회의 김OO 권사인데 남편이 건설업을 하다가 몇 년 전에 부도가 나서 이곳에 와서 몹시 고생하며 생활고에 허덕이다가 가정재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가정재단을 쌓은 지 10년여 만에 가정경제가 회복되어 집도 사고 아파트 2채를 마련하고 어느 지방의 땅도 매입해 지금은 아주 형편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말은 무슨 뜻인지 암시를 주는 것 같다.
서울 둔촌동에 위치한 M교회는 ‘쓰러짐’에 대한 집회가 행해졌는데 이 집회에 의외로 목회자가 꽤나 많이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집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이 감동적인(?) 쓰러짐에 대한 영향을 받아 자신이 맡고 있는 교회에서 쓰러짐의 행위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에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M교회의 담임목사와 친분이 있는 K목사는 M교회 목사에 대해 평가하길 “성도들이 손뼉을 치는 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의 심령 상태를 알 수 있고 심지어 넥타이 색깔만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고 자랑을 하고 있다.
필자가 마음 아파하는 것은 목회자로서 신학적인 분별도 없이 성도들이 손뼉만 쳐도 그 심령을 알 수 있다느니, 스스로 몸을 뒹굴거나 안찰받을 때 뒤로 나가떨어지는 등 이러한 행각들이, 마치 세상의 고통과 아픔이 다 떨어져 나가버리는 것처럼 주장하며, 심지어 잘못된 행각을 정당화시켜 성령의 역사를 함부로 판단하면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다고 협박하는 목회자들이 있어 한국교회가 병들고 있는 것이다.
심히 우려 되는 것은 이러한 은사를 표방한 집회가 이곳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귀한 은혜의 집회를 하는 곳도 많이 있음을 알려둔다). 평신도(집사, 권사)들도 이런 곳에서 얻은 은사가 성령의 은사로 착각하고 자신도 방언 또는 예언기도를 한다고 모방하고 있으며 일부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성도들에게 안수를 해주며 예언을 한다는 것에 큰 문제가 있다.
한국교회의 신도들이 영적말씀에 굶주려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기웃거리고 있다. 요즈음은 빌딩숲을 지나가다가도 기도원이 보인다. 빌딩의 지하실을 임대내어 기도원 또는 기도처라고 하며 여기에서 기도하면 어느 병이든 다 낫는다고 선량한 신도들을 현혹하고 있는 곳도 있다. 이곳에 가면 우선 신원파악을 한다며 가정의 형편사항을 쓰게 하고 재산은 얼마가 있는지 후원자가 있는지 등을 자세히 쓰도록 한다. 그리고 난 뒤 시시때때로 돈을 가져오라고 한다.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하나님의 말씀이라면서 가지가지의 협박을 한다. 그러지 않아도 병이 들어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에게 돈 타령이나 하며 하나님을 팔아 사기를 치는 몇몇의 파렴치한 자들이 은사집회를 한답시고 사기를 치는 사기꾼들이 있으니 선량한 신도들은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다니는 교회가 하나님이 보내주신 영생의 터전이며 반석인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자신이 살길은 내 교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심영식 장로
<태릉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