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창] “젤렌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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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4)에겐 코미디언 출신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17세때 코미디 경연프로그램에 출연해 처음 얼굴을 알렸고 프로그램 제작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예능인의 길을 걸었다. 운명은 2015년 국민의종이라는 제목의 TV시리즈에 출연하면서 180℃ 달라졌다. 

부패로 얼룩진 우크라이나 기득권 세력을 비판하는 역사교사가 대통령에 오른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내용의 드라마 주인공을 맡아 인기를 얻었고 주변 정치권유를 받았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2018년 3월 그가 만든 프로덕션 ‘크바르탈 95’가 드라마 제목과 같은 이름의 ‘국민의 종’을 창당하며 정치판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이듬해 4월 대선에서 부패척결과 기득권 타파를 공약으로 진짜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득표율 73%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지만 1978년생 젊은 리더가 맞이한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특히 호시탐탐 우크라이나 영토를 노리던 러시아의 야욕에 맞서야 했다. 러시아는 끝내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올랐다. 일각에선 러시아 침공을 예상하지 못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경험 부족을 탓했고 코미디언 출신의 무능한 정치인이라는 비아냥도 터져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도피설에 휩싸였고 미국이 망명처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완강히 거절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와 그의 가족을 암살 1순위로 꼽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망명제안을 거절했다는 뉴욕타임즈 등 외신보도가 나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우크라이나 안팎의 지지가 이어졌다. 지난해 탈레반이 아프카니스탄 수도 카블을 점령할 당시 해외로 도망쳐 버린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비교되는 행보라는 평가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탄조끼나 헬멧 착용없이 우크라이나 군복과 비슷한 색깔의 티셔츠 차림으로 카이우 시내를 둘러보는 모습을 자주 공개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러시아의 암살위협에도 카이우에 남아 국민의 항전의미를 일깨웠다며 찰리 채플린이 처칠로 변신했다고 극찬했다. 영국의 역사학자인 앤드류 로버츠 교수의 말을 이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처칠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일컫던 불굴의 의지를 지녔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등 EU를 비롯한 많은 우방들의 지지를 받았고 부족한 힘은 빌려쓰는 실용주의 리더십도 발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못지 않게 주목받은 인물은 아내 올레나 여사다. 그는 여성과 어린이 장애인 등 취약한 계층을 돌보는데 힘쓰고 있다. 외신들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올레나 여사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국민 모두의 단합과 애국심이 ‘골리앗’ 러시아와 맞서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 타산지석으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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