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Talmud)는 우리말로 “위대한 연구”라는 뜻이다. 유대민족 5,000년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생활 규범이다. 많은 격언과 토막토막 이야기를 통해 많은 지혜와 암시를 전해주고 있다. <세 개의 관문>을 소개하겠다.
예루살렘의 한 주민이 여행 도중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다. 그는 아무래도 소생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여관 주인을 불러서 “나는 아무래도 더 이상 살지 못할 것 같소. 내가 죽은 뒤에 예루살렘에서 누군가가 찾아오면 내 소지품을 그에게 전해주시오. 그러나 세 가지 영리한 행동을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로 건네주지 마시오. 왜냐면 내가 여행길에 오르기 전, 내 아들에게 만약 내가 여행 중에 죽게 되어 내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영리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고 왔기 때문이오”라고 말했다. 얼마 후 그 사람은 죽었고, 유대의 장례식에 의해 땅속에 매장되었다. 동시에 동네 사람들에게도 이 남자의 사망 소식이 알려졌고, 예루살렘까지도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예루살렘에 있던 아들이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죽은 도시의 성문까지 왔다. 그러나 자기 아버지가 죽은 여관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은 아버지가 자기 아들에게 자기가 죽은 여관을 알려주지 말라고 유언했기에 아들은 자기 스스로 그 여관을 찾아내야 했다. 때마침 한 명의 땔감 나무장수가 땔나무를 한 짐 가득 진채 지나가고 있었다. 아들은 그 나무장수를 불러서 예루살렘에서 온 나그네가 죽은 여관에 그 나무를 갖다주라는 부탁과 함께 나무 값을 지불한 후 그 나무꾼이 가는 대로 뒤를 따라갔다. 여관집 주인이 “나는 땔감나무를 주문한 적이 없다”고 하자 “저기 내 뒤에 따라오는 사람이 이 땔감나무를 이 여관에 배달해 달라 해서 갖고 왔다”고 말했다. 그것은 이 아들의 첫 번째 영리한 행동이 되었다. 여관집 주인은 기뻐하며 그를 맞이해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그런데 식탁 위에는 다섯 마리의 비둘기와 한 마리의 닭이 요리되어 올라와 있었다. 그 외에 여관집 주인과 그의 아내 그리고 두 명의 아들과 두 명의 딸 등 모두 7명의 식사 인원이 식탁에 둘러앉았다. 집주인이 “청컨대 이 음식을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아닙니다. 주인께서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자 주인은 다시 “당신이 손님이니 당신 좋으실 대로 나누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드디어 이 아들이 음식을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한 마리의 비둘기를 두 아들에게 주었다. 또 다른 비둘기 한 마리를 두 딸에게 주었고 또 한 마리의 비둘기를 주인 부부에게 주었다. 그리고 두 마리의 비둘기는 자신을 위해 남겨놓았다. 이것이 그 아들이 행한 두 번째 영리한 일(잘한 일) 이었다. 집주인은 좀 불편한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침묵을 지키며 지켜보았다. 이번엔 닭 한 마리를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닭 머리를 주인 부부에게 드렸다. 두 다리를 두 아들에게 주었다. 두 날개를 두 딸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커다란 몸통은 자기 몫으로 남겨 놓았다. 이것이 세 번째 영리한 행동이었다. 집주인은 왜 이렇게 나누었는지 이유를 알려달라고 했다. 비둘기의 분배 원칙은 이러했다. 비둘기 5마리와 식사 인원 7명을 합하면 12개(명)가 되니 이것을 3개(명)씩 4개 집단으로 나누었다. (두 부부 + 비둘기 1마리 = 3), (두 아들 + 비둘기 1마리 = 3), (두 딸 + 비둘기 1마리 = 3), (아들 1 = 비둘기 2마리 = 3). 이렇게 해서 공평하게 분배한 것이다. 닭의 분배 원칙은 주인 부부 두 사람은 가장(家長)이므로 닭의 머리(높은 부위)를 드렸고, 두 아들은 이 가정의 기둥이므로 두 다리를 주었고, 두 딸은 언제라도 다른 집으로 시집을 가야 하니 날아갈 날개를 주었고, 자신은 먼 길을 찾아 여기에 왔고 또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니 몸통 부분을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그는 자기 부친이 남겨놓은 소지품(유산 목록)을 받아 갈 수 있었다. 이게 바로 탈무드의 지혜요 논리다.
김형태 박사
<한남대 14-15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