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는 임진왜란 때 조선의 국운을 걸고 조선통신사 임무를 수행한 창원황씨 공주 지역 입향조 인물인 추포 황신 선생을 12월의 역사 인물로 선정했다. 1588년(선조 21) 과거에 급제하면서 관직 생활을 시작한 선생은 사헌부 감찰, 전라도 관찰사, 공조·호조판서 등 지방직과 중앙직을 차례로 역임하면서 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임진왜란 때 중요한 임무를 수행했는데 병조판서 이항복을 도와 군사 실무를 전담했다. 1594년(선조 27)에는 강화 회담을 위해 일본으로 향하는 명나라 장수 심유경 일행을 따라 조선통신사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본을 다녀왔다. 당시 사람들은 전쟁 중 일본에 가면 살아서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해 모두 조선통신사 임무를 피했는데, 선생은 죽음을 무릅쓰고 조선통신사 임무를 수행했으며 강화를 반대하는 조선의 입장을 당당히 밝혔다. 종전 후인 1601년(선조 34) 스승인 성혼이 비난받자 이를 변호하다가 파직당했으나 1605년에는 임진왜란 때의 공이 인정되어 호성공신으로 임명됐다. 1609년에는 호조판서로 임명되어 전후의 국가 재정을 튼튼하게 만들고 전국적인 양전 사업을 추진해 토지구획을 정비하는 등 경제 정책에 많은 업적을 남겼다.
나사렛 예수
12월의 인물이 있다. 예수님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꼭 12월의 인물만은 아니다. 모든 달, 모든 날, 모든 시간의 영원한 인물이요, 모든 지역, 모든 나라, 모든 민족의 영원한 주인이다. 예수님을 어디 사람이라고 하는가? 베들레헴은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이다. 예루살렘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돌아가신 곳이고, 갈릴리는 예수님이 가장 많이 다니신(전도하신) 곳이고, 나사렛은 예수님이 자라신 곳이다. 그런데 성경은 예수님을 나사렛 사람이라고 한다.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이라는 것을 감추지 않았다. 숨기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이것은 예수님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나사렛 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사렛 정신은 무엇인가? 예수님이 나사렛에서 자라셨다는 것을 암시하는 이사야 11장1절의 “이새의 줄기에서 한 싹이 나며 그 뿌리에서 한 가지가 나서 결실할 것”이라는 말씀대로 나사렛 정신은 그루터기에서 싹이 돋아나는 생명 정신이다. 밑동이 다 잘려 나가도 다시 자라나는 복음 정신이다. 하나님의 아들로 이 세상에 오신 성탄 정신이다. 한마디로 나사렛은 예수 정신이다. 소외된 자를 불쌍히 여기는 예수 정신이다. 슬픈 자를 위로하는 예수 정신이다. 흑암과 어두움의 땅에 생명을 주는 예수 정신이다. 만백성을 구원하는 예수 정신이다. 우리는 기도한다. 교회가 나라의 소망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교회가 이 시대의 빛이 되고, 구원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렇다. 이것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 그러나 기도와 더불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이것은 예수님처럼 나사렛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 나사렛 정신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고금리로 사업을 접고 우는 사람을 위로하는 나사렛 정신. 오랜 질병으로 슬퍼하는 이들을 감싸 안는 나사렛 정신. 없는 사람들에게 내 것을 베풀고 나누는 나사렛 정신을 가져야 한다. 이 정신이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님이 원하시는 성탄 정신이며 교회를 교회 되게 하는 힘이다.
성탄의 정신
나사렛 지역은 분명 나다나엘이 말한 것처럼 선한 것이 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나사렛이라는 이름 뒤에 예수라는 이름이 붙자, 나사렛에서 선한 것이 났다. 비천한 곳이 귀한 곳이 되고, 어두움의 땅이 광명의 땅이 되었다. 그러므로 문제는 나사렛이란 지역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나라와 교회는 나사렛과 같은 처지에 있다. 어두움에 있다. 빛이 나지 않는다. 교회를 멀리한다. 교회가 비호감의 첫 순위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이 땅의 교회가 나사렛 같다는 것을 감추지 말고 나사렛 같은 교회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예수님의 정신이 일게 해달라고 부르짖어야 한다. 죽음의 바이러스로 썩어져 가는 몸을 부여안고 불쌍히 여겨 달라고 몸부림쳤던 나병 환자들처럼 이 나라와 민족을 불쌍히 여기시고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해야 한다. 세상이 아니라 예수님 정신에 매여야 한다. 예수님 정신은 나사렛 정신이다. 나사렛 정신이 성탄의 정신이다. 이럴 때 교회에 다시 볕이 들고, 민족 지도자가 세워지고, 사람들이 다시 교회를 찾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은과 금은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나사렛 정신, 예수의 성탄 정신으로 세상을 구해야 한다.
이화영 목사
<금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