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3만4천여 명의 탈북민이 있습니다. 그들 중 목회자로 부름받은 사역자들이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사단법인 북기총이 발족됐습니다. 올해는 북기총 10주년 되는 해 입니다. 북기총이란 북한기독교총연합회를 줄인 말입니다. 발족할 때는 10여 개 교회였는데, 현재 70여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당시 탈북민들이 2만4천여 명 정도였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3만4천여 명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지금까지 북한선교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잘해왔습니다. 그런데 노회 총회 등 교단별로 그리고 개교회마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 교회 건축하겠다고 엄청난 돈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귀한 마음이지만 제가 볼 때는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통일이 당장 올 상황도 아닙니다.
성경에 보면 달란트 비유가 나옵니다. 그중 한 달란트 받은 자는 그 돈을 땅에 묻어 두었다가 예수님께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책망 받았습니다. 어쩌면 한국교회가 한 달란트 받은 자와 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통일 이후 건축하려고 모아둔 돈을 과감히 풀어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3만4천여 명의 탈북 영혼들을 구원으로 이끄는 탈북민 교회를 세우는 데 힘을 써야 합니다. 현재 70여 개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엄청난 부흥성장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교회 상황이 열악합니다. 올 가을과 겨울에만 네 개의 탈북민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에 대부분 신학교가 학생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탈북민 신학생들은 매해 늘어나고 있습니다. 몇 주 전 탈북민목회자연합회 송년회를 했는데 십 여 명의 새로운 회원이 새로 가입했습니다. 이들은 통일 이후 북한에 가장 먼저 들어가서 복음을 전할 최일선의 선봉장들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개척되지만 여러 가지 문제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교회에 가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한국교회가 탈북민 신학생들을 사역자로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에서 목회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교회를 개척하면 지금 보다는 좀 더 좋은 목회를 할 수 있는데 이런 토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3만4천여 명의 탈북민들이 있지만, 기독교인은 2천여 명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믿는 사람이 적은 것은 초기 탈북민들이 교회에 와서 많은 상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한다고, 나름 신경쓰고 열심을 내었지만 당사자들은 오히려 상처받는 일들이 많아서 꽤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탈북민 목회자들을 잘 세워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역할의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북한선교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통일 이후 북한에 교회를 세우려고 모아둔 돈을 과감히 지금 써야 합니다. 탈북민을 구출하는 구출금과 탈북민교회를 돕는 일 그리고 탈북 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걱정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아울러 역량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한국교회가 탈북신학생들을 사역자로 세워야 합니다.
한 달란트 받은 자 처럼 땅에 묻어두는 어리석음이 아니라 명실상부 제대로 북한선교를 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김종욱 목사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후원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