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향기] LA미주기독교방송 대표 남철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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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방송은 저비용 고효율 선교 방법”

전 세계 어떤 설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

열악한 환경이지만 미주기독교방송만의 강점으로

“그 소리가 온 땅에, 그 말씀이 세계 끝까지”(시 19:4)
LA미주기독교방송이 24년 전 설립되면서 목표로 삼았던 성구다. 남철우 목사는 1998년 11월 1일, 미주에 거주하는 300만 한인 동포 복음화를 위해 비영리 선교방송국 LA미주기독교방송을 세웠다. 이후 지금까지 AM1650KHz, FM91.5MHz, 두 개의 채널을 통해, 해외에서 가장 큰 한인동포 사회인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남가주 일원, 미국 주요 도시에 24시간 쉼 없는 방송을 이어가고 있다.
남철우 목사는 34년을 방송인으로 살아왔다. 가수 이장희 씨가 설립한 미국 최초의 한인 방송국인 ‘라디오 코리아’에서 방송 업무를 시작해 이후 다른 미주복음방송에서도 경험을 쌓았고 세계한인기독교방송협회 사무총장으로 오랫동안 일했다. 현재는 세계한인방송협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다.
“1989년 LA에 설립된 최초의 한인 방송국 ‘라디오 코리아’에 간부사원으로 입사해 한동안 일했지요. 유명한 DJ 최동욱, 이종환, 박인희 씨들과도 함께 근무했어요. 그러던 중 제가 이장희 사장을 설득해 주말에 기독교 프로그램을 편성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방송국 수입에도 도움이 됐고 한인교회나 기독한인들에게도 반향이 컸어요. 주로 목사님들의 설교를 유치한 것인데, 그때 함께했던 교회들이 지금은 대부분 대형교회가 됐어요. 라디오 방송은 저비용 고효율 선교사역이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 인건비도 안 되는 비용을 들여 불특정 다수에게 복음을 전파할 수 있으니까요.”
이민을 오거나 타주에서 이사를 온 한인 성도들은 어느 교회에 출석할지 막막할 때가 많은데 이때 라디오 방송을 통해 설교를 먼저 접하게 되고 해당 교회를 찾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레 한인교회 홍보가 된 셈이다. 오랜 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고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실버세대를 비롯해 자영업에 종사하는 한인 성도들에게는 라디오 방송이 큰 위로와 힘이 됐다. 라디오는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이기도 했고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수많은 온라인 매체들과 SNS 등을 통해 엄청난 정보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가 됐다. 라디오가 아니어도 유튜브나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 등을 통해 손쉽게 청각 매체를 접할 수도 있고, 심지어 만들 수도 있다.
“이제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어느 교회 어떤 목사님의 설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종이신문이나 방송매체 환경이 예전 같지 않아요. 하지만 저희는 이민 1세대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방송입니다. 그분들은 여전히 라디오가 친숙하시지요. 운전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지난 3년 간 코로나로 인해 대면예배가 거의 중단돼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이민 1세대들은 저희 라디오를 많이 청취하셨어요. 여전히 저희가 존재할 이유와 사명입니다.”
지난 24년 동안 LA미주기독교방송이 만났던 가장 큰 어려움은 2009년 닥쳤던 금융위기였다. 폐업할 위기가 목전에 있던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점점 라디오 방송매체에 호의적이지 않은 생태계로 세상은 변하고 있지만 남 목사는 “너무 많은 정보는 오히려 공해”라며 LA미주기독교방송만이 갖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라디오 매체는 활동에 구애받지 않고 청취할 수 있습니다. 한인교포들 중 자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아 라디오를 통한 선교의 효과는 매우 크지요. 미주 동포 모두에게 복음을 전하고 한인교포들의 신앙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LA미주기독교방송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과 더불어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소망교회(김경진 목사),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등 국내 유명 교회 목사들의 설교와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 CBS기독교방송(사장 김진오)과 협의를 맺고 일부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대표인 남철우 목사는 지난 24년 동안 직접 국내외 소식을 비롯한 미주 교계소식을 전하는 뉴스 방송도 진행한다.
LA미주기독교방송은 자체 제작 프로그램인 ‘꿈을 심는 사람-맥아더 공원에서 만난 강마리아 선생 이야기’로 KBS주최 서울프라이즈 방송상 최우수상을, ‘세탁왕국 이룬 일곱자매’로 우수상을, ‘우리를 받아주세요’로 장려상을 수상했고, ‘휠체어 사랑 20년- 당신의 소나무가 되어’를 비롯한 몇몇 프로그램은 WCBA세계한인기독교방송협회 방송상을 5회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대표 남철우 목사는 24년 간 결근 한번 없이 방송에만 매달렸다. 24시간 돌아가는 방송이라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남 목사 기억에 가장 남는 일은 한인방송 역사상 최초로 평양봉수교회 현장에서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했을 때다.
“27년 전인 1995년 4월 제가 평양에 일주일을 머물면서 3일간 생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평양축전으로 해외 동포에게 문호가 개방돼, 평양봉수교회 예배 실황을 녹음해서 국내외에 최초로 소개했지요. 당시 많은 사람들이 평양봉수교회에서 제대로 예배가 진행되고 있는가 여부에 대해 궁금해 했거든요. 제가 직접 경험한 결과 평양봉수교회 예배는 문제가 되거나 책 잡을 부분이 없었어요. 그래서 편집할 필요도 없었어요. 오히려 저는 평양봉수교회 예배에서 은혜를 받았어요. 그때 함께 가셨던 분들도 평양봉수교회 예배가 동원된 인력에 의한 예배라고 오해하고 의심하던 분들이 계셨는데 현장에 가보시고 생각이 바뀌셨어요. 평양 방문 후에는 LA중앙일보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 관련 기사가 소개되기도 했어요. 방송인으로서 정말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한번은 한국 방문 시 김준곤 목사와 전용태, 양인평, 이건오 장로 등 몇몇이 남철우 목사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이건오 장로는 남 목사와 동행해 전국을 다니며 성시화운동 현장을 보여주었고, 미국에서 성시화운동을 펼치는 데 남 목사가 앞장서 줄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LA에서 성시화세계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서 300여 명의 목사, 성도들이 LA를 찾았다. 3박4일 동안 대회를 생중계할 정도로 당시로서는 큰 화제가 됐던 2004년 빌리그래함 목사의 LA 전도대회를 한인방송사로서는 최초로 현장을 단독 중계했던 일도 기억에 남아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너무 일에만 매달린 것이 아닌가 아쉽게 느껴졌던 적이 있었는데 바로 회개했어요. 그만큼 건강하니까 결근 한번 없이 일할 수 있었던 것이니 감사하다고 기도했지요.”
남철우 목사는 미주복음방송에서 근무하던 시절 목사안수를 받았다. 방송일과 병행하며 7년 동안 청년들을 대상으로 목회를 하기도 했다.
남 목사는 대한민국 군선교에도 관심이 크다. “군선교의 중심에는 대부분 ROTC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며 “4년 전에 ROTC 출신 군선교회원 38명이 LA에 위치한 저희 집에 머무셨던 적이 있다. 계속 교류하며 군선교를 위해 저도 협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지역사회를 섬기는 데도 앞장서 10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방송국 공개홀을 선교단체나 교회에 무료 개방하고, 방송국 자체 찬양단을 조직해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찬양 사역을 펼쳤다. LA를 방문하는 선교사들에게 남철우 목사의 집은 항상 열려있다. 몇 달씩 머물다 간 선교사도 있고, 한국에서 100여 명의 목회자들이 다녀간 적도 있다.
남 목사는 여전히 방송사역과 군선교로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 싶은 열망이 크다. 지난 34년을 방송인으로 근무하며 깨달은 것은 결국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의 생각과 계획을 뛰어넘는다는 사실이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현실에서 하루하루 주님께 의지해 나아갑니다. 2009년 금융위기와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악재를 지나온 것은 기적이었어요. 불확실한 환경 가운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LA미주기독교방송은 지금껏 상업광고나 모금행사를 한 번도 하지 않고 후원으로만 운영돼 왔어요.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저희 LA미주기독교방송은 나그네와 같은 고단한 이민생활에서 한인들의 삶에 나침반이 되고 청취자들께 진정한 위로와 소망을 전하는 방송이 되고 싶습니다. LA미주기독교방송의 방송선교 사역에 변함없는 사랑과 관심, 기도와 후원으로 함께 해주시는 국내외 교회와 모든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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