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이상의 노끈이나 줄을 묶기 위해 서로 얽거나 끝 부위를 깔끔하게 마무리해서 얽매는 매듭은 튼튼해서 좋고 보기에도 좋다. 요즘은 여러가지 아름다운 색실이나 천으로 매듭 공예로도 사랑을 받는다.
매듭은 어쩌다 너무 옥매거나 잘못 얽히게 되면 다시 풀기가 쉽지 않은 것처럼 사람 관계도 매듭이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는 일로 인간관계가 깨어지고 싸움으로도 발전한다. 이토록 한번 얽힌 매듭은 쉽게 풀지 못하는 어려움을 만든다. 또 다른 의미의 매듭은 아름다운 결론을 짓는 일로 유종의 미 (finishing well)를 뜻한다. 한번 시작된 일을 끝까지 마무리를 잘해 끝을 맺는 것이다.
지난 한 해를 보내고 또 새해를 맞이하면서, 한 해를 보내는 동안 잘못된 매듭은 없었는지 돌아본다. 툭하면 삐치고 오해로 멀어진 이웃들 그것도 나도 모르는 사이 안 좋은 감정으로 매듭을 지니고 사는 관계는 없는지 말이다.
끈의 매듭은 풀리지 않으면 쉽게 자르기라도 하지만 사람들 간의 매듭은 풀기도 어렵고 때론 다툼으로 발전하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보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와같이 사람들 간에 얽히는 매듭은 실마리를 찾기도 힘들고 어렵게 뒤설키며 마음속에 깊게 응어리진 아픔이나 오해와 미움 등 서로 심하게 꼬인 마음들이 쉽사리 풀어지기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사람이 서로 얽힌다는 또 다른 의미는 깊은 관계를 맺으며 서로 돕고 의지하고 살아가는 힘의 고리가 형성되고, 한데 뭉쳐지는 끈끈한 힘을 의미하는 깊은 뜻도 담겨져 있다.
부부가 서로 얽히어서 가정을 이루고, 사람이 모여서 공동체가 형성되며 이렇게 얽혀진 단체의 힘은 혼자의 힘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입는 의류도 가늘고 약한 실로 직조되지만 그 질기고 견고함은 보기와 다르게 튼튼하다. 이렇게 얽히고설켜서 단단해진 결속 관계는 대부분 서로가 약하고 어려울 때 더욱 튼튼하게 결속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서로의 이해관계가 깨어지거나 개인들의 힘이 강해지고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하면 분쟁이 일어나며 결속된 관계들이 생각보다 쉽게 무너져 내리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요즈음 흑백논리, 보수와 진보 등 다양하게 갈라져 있는 모습을 본다. 더욱이 전체의 이익과 공동의 운명이란 큰 그림보다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내 것, 나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내 편이 우선하는 이기주의가 우리라고 하는 전체 얽힘의 덩어리인 공동운명체를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서로 튼튼하게 얽히고 설킴은, 보다 강하고 튼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바탕이 되고 동아줄과 같이 굵고 튼튼한 견인력을 만든다. 서로 얽히는 힘, 그것은 더욱 견고하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아름다운 관계를 형성하는 원동력이 된다.
윤태혁 장로 (상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