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경영] 100세 시대의 인생 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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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는 울어도 안 되고 속내를 쉽게 드러내도 안 된다. 외롭다. 너무도 외롭다. 그러나 외로움을 표현할 곳이 없다. 외롭고 지친 내 영혼은 누가 위로해주나?

자식들은 자기들이 스스로 큰 줄 알고 데면데면하다. 아버지를 존경하지도 않는다. 아내는 나를 ‘님’이 아닌 ‘남’으로 본 지 오래다. 한때 꽃처럼 예쁘고 가냘팠던 아내가 예전의 그 아내가 아니다. 유리그릇과도 같아 깨지기도 잘한다. 잔소리는 계속해대고 억세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만 한다.

은퇴를 생각하면 일단 숨이 막힌다. 도피할 곳이 없다. 그렇다면 정면 돌파밖에 없다.

삶의 주기가 길어져 이제는 100세 시대다.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도 살아야 한다. 아직도 산 만큼 더 살아야 한다. 때론 살아야 할 날이 더 많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끔찍하지만 현실이다. 혹자는 끔찍한 것이 아니라 축복이라고 한다. 축복이 될 수도 있지만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하기 나름일 뿐이다.

나도 50대를 힘겹게 이겨냈고 지금도 건강하게 100세 시대를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다.

예전 같으면 50대가 인생의 후반전이고 마지막 장이지만 지금의 50대는 인생 중반의 시작에 불과하다. 인생이란 게임의 하프타임일 뿐이다. 전 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의 개척자이자 이전 세대와 신세대 사이의 낀 세대이기도 하다. 위로부터 눌리고 눈치를 보아야 하고 밑으로부터도 멀리도 치받치는 세대다.

지금부터 50~60대를 어떻게 지내느냐에 따라 내 인생의 후반전이 결정된다. 크게 심호흡하고 인생을 다시 설계해 보자. 젊은 시절에는 일터가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삶에서는 놀이터와 관계가 중요성을 갖게 되었다. 그래 일테크나 재테크보다 관계 테크가 더더욱 중요하다. 좋은 친구가 있어야 한다. 가족도 중요하고 그동안 소홀했던 가정으로 회귀해야 한다. 

내 아내한테 어느 날 “150세 시대가 오니 이제 겨우 반밖에 못 살았네. 아직도 우리는 70~80년을 더 살아야 돼” 했더니 “이이구, 나는 됐네. 당신이나 그렇게 살라우” 한다.

과연 과학이 어디까지이며 장수 생명공학은 어디까지 갈까? 무한 장수시대! 기대도 있으나 염려와 걱정이 따르기도 한다. 인간을 만든 창조 섭리에 어긋나는 또 하나의 바벨탑이 아니기를 소망한다.

장수시대를 맞아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노인의 삶과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고 테마가 되고 있다. 시대에 따라 지나쳐왔던 인간에 대한 화두가 다르다. 19세기에는 보호받지 못했던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그래 ‘어린이 보호와 권리’가 확립되었다. 20세기에는 숨죽이며 움추려 살아왔던 여성들의 소리가 들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여성의 지위와 권리’를 찾게 되었다. 그리고 장수시대가 되면서 21세기에는 소외되기 쉬운 ‘노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무한 장수시대! 후반전, 어떻게 살아야 하나? 로 문제를 제기하고 “바보야, 결론은 후반전이야” 로 모색해 봤다.

두상달 장로

 반포교회 

 (사)인간개발연구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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