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긴과 보아스] 부흥회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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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전성기에는 교회마다 부흥회를 많이 했습니다. 그때는 교회가 아무리 멀리 있고, 교통이 안 좋아도 산 넘어 10리 길이든 20리 길이든 걸어서도 어디든지 부흥회를 한다고 하면 좇아갔습니다. 그래서 교회마다 뜨겁게 은혜도 많이 받고 기도의 불이 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부흥회를 해도 관심이 없고 부흥회 참석을 잘 안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유튜브에 유명한 목사님들의 설교가 홍수시대를 이루고 있고, 부흥회를 가봐야 헌금강조나 하고, 부흥 강사들이 자기 자랑이나 하고, 너무 지루하게 시간을 끌고 재미가 없고, 다음날 출근하는 일에 지장이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부흥회 하기도 조심스럽습니다. 참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필자는 총회부흥전도단에 가입하기 전 20대 때부터 부흥회를 다녔고, 26년 전 교회를 개척하고도 부흥회 강사로 나가는 재미를 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교회성장 세미나에 갔더니 필자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부흥회 맛 들이고 교회를 비우고 밖으로 돌아다니면 교회가 마치 우물안에 뱀이 들어가듯이 교회에 사탄이 역사해 교인들을 빼가게 되고 목회가 잘 안 되고, 잘못하면 교회에서 쫓겨나니 내 교회부터 부흥시켜 놓고 그 다음에 부흥회를 다녀야 한다는 말에 정신을 차리고 교회 부흥에 전념해 교회도 건축하고 교회도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부흥회는 대체적으로 육지에 있는 교회에서 많이 하지만 때로는 섬에서 부흥회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섬에는 교인이 별로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자비량으로 부흥회를 합니다. 그 소문이 나서 여기저기서 부흥회를 요청해 자주 섬 지역 교회 부흥회를 다녔습니다. 교인이 한 명이든 두 명이든 가리지 않고 갑니다. 

섬 지역 교회에 교인이 서너명이 모여서 강사였던 필자가 담임목사님과 함께 집집마다 다니면서 부흥회에 나오시라고 초대장을 들고 다녔는데, 그날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몇 분이 나오셨습니다. 부흥회는 먼저 즐거운 찬송을 부르면서 흥이 돋구어져 신이 났습니다. 정말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는 놀라운 밤이었습니다. 처음 나오신 할머니께서 너무너무 좋아하셨습니다. 교회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다고 내 생애 이렇게 재밌는 날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고백하셨습니다. 부흥회가 끝나고 다과를 하는데 밤중이 되어도 집에 가실 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일찍 자야 내일 새벽 집회를 또 하는데 참 곤란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부흥회를 마치고 떠나려고 교회에서 나와 큰 길을 나서는데 그 할머니께서도 부흥강사 목사님 가신다고 전송하러 나오셨습니다. 그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런 남자랑 하루만 살아보면 소원이 없겠다는 것입니다. 당시 30대 초반이었던 필자는 할머니 말씀에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 그렇게 좋았어요? 뭐가 그렇게 맘에 들어요?”라고 하자, 할머니는 “매력이 흘러 넘친다. 이뻐 죽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할머니는 밤새 잠 한숨 안 자고 교회에서 들은 말씀을 되새기며 이제 열심히 교회 다니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는 것입니다. 그 할머니는 필자의 모습이 아련히 멀리 보일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아쉬움과 눈물로 보냈다고 합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주님께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섬 지역에서는 필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주님의 등에 업힌 사람인데 이런 사랑을 받게 되다니 모든 영광 주님께 돌립니다. 

김준영 위임목사

<총회부흥전도단 

상임부단장, 대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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