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까지 인간이 이루어놓은 세상은 사람 살 만한 세상인가?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을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하나님께서는 천지를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긍정하셨다. 그러나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세상은 “이건 아니야!”라고 한탄할 수밖에 없는 문제투성이의 세상이 되어버렸다.
찌그러진 자동차가 고철 더미가 되어 폐차장에 방치된 모습은 흉물스럽다. 그러나 만들 때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으로 만들었던 차가 누군가에 의해 이렇게 망가져 버린 것이다. 하나님이 아름답고 보기 좋게 만든 이 세상을 인간이 병든 세상으로 망가뜨렸다.
21세기까지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인간 세계를 낙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수많은 사상가들이 있었다. 자기의 이론이 정답이라고 잘난 체하던 수많은 철학자들도 있었다. 최고의 지식으로 인간을 신의 경지에 도달시키려는 과학자들과 낙관론에 오염된 경제학자들도 있었다. 권력을 쥐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겸손을 모른 채 선전하던 수많은 정치인들과 인간의 행복을 위한 길을 제시하던 종교인들의 모든 지혜와 노력의 결과는 참담하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문제투성이의 세상, 살기 싫은 세상, 부조리, 불평등, 부도덕, 불의가 가득한 세상이다. 신문마다 방송마다 죽겠다는 아비규환의 소리뿐이다. 치솟는 물가, 전 월세 주택 문제, 일자리 증발 등의 경제적인 문제가 암울하다. 이념 대립이 양극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지속, 무분별한 국회의 입법폭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예산 배분, 개인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규제확대, 재정 건전성 악화와 같은 정치적 문제가 환멸을 가져다준다.
혼란스런 부동산 정책, 청년실업율 증가, 노인인구의 증가, 나락으로 떨어진 출산율, 부끄러움을 모르고 거짓으로 일관하는 기득권층의 부패와 부정, 역사 교과서의 왜곡된 역사의식, 차별금지법으로 위장된 동성애 조장, 이를 교묘히 편들고 동조하면서도 “나는 아니지요?”라는 가룟 유다의 위선적 주장을 하고 있는 기독교 내의 세력들, 이들의 주장에 눌려 동성애 문제를 얼버무리려는 교계 지도층들의 한심한 작태 등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미 망가진 세상을 더 망가뜨리면서도 이렇게 된 원인이 “나는 아니다. 저 놈 때문이다”라고 선동하고 강변하는 권력을 손에 쥔 이빨 쎈 인간들이 밉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