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교회, 고(故) 우신(牛臣) 황광은 목사 탄생 100주년 기념식 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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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목사님의 삶은 한국교회와 성도가 이어받을 사명”

 

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지고 믿고 따를 참 목자를 찾기 어려운 오늘날, 50여 년 전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예수님의 말씀을 삶으로 실천했던 고 황광은 목사의 생애가 회고돼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렸다.
고(故) 우신(牛臣) 황광은 목사(왼쪽 사진)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2월 19일 황광은 목사가 생전 마지막으로 목회했던 영암교회(유상진 목사 시무)에서 열려 고 황광은 목사의 뜻을 기렸다.
1923년 평북 용천군에서 태어나 47세라는 짧은 생을 살고 1970년 별세한 고 황광은 목사는 청소년운동의 개척자, 기독교문화운동의 기수이며, 참 목회자로 세상을 떠난지 5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고 황 목사는 1938년 상경해 삼각산에 있는 고아원(향린원)에서 지내며 고아들과 거지들의 친구가 되었고 조선신학교를 졸업 후 YMCA 소년부 간사로 활동하며 거리의 고아들을 모아 야간공민학교를 개설했다. 난지도에 YMCA 삼동소년촌을 건립해 어린아이들이 자립적인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으며 6․25전쟁 속에서도 고아들을 지키기 위해 피난하지 않다가 1․4후퇴 때 그들과 함께 제주도로 피난해 제주도 한국보육원에서도 고아들을 돌보았다. 1952년 자립과 자치를 기치로 난지도에 전쟁고아, 교도소에 수감됐던 청소년들과 삼동소년촌을 다시 설립했다. 이후 새문안교회 부목사, 대광중고등학교 교목, 서울영암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했다. 한국스카우트연맹(당시 대한소년단) 6대 간사장으로 한국보이스카우트 운동의 개척과 부흥에 크게 기여했고, ‘크리스챤 신문’ 창간, 어린이 잡지 ‘새벗’ 편집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날 1부 예배는 영암교회 유상진 담임목사 인도, 영세교회 김충렬 원로목사 기도, 남대문교회 조유택 원로목사가 ‘선한 목회자, 황광은’ 제목의 설교, 전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조유택 목사는 설교에서 “황 목사님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도다’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평생 기억하시며 사신 목회자였으며, ‘내 양을 먹이라’ 하신 그 사명에 죽도록 충성하신 목회자셨다”고 황 목사를 소개하며 그와 같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에 충성하는 성도들이 되자고 말했다.
2부 기념식에서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포함해 고 황광은 목사에 대한 회고가 이어졌다. 김형석 명예교수는 영상을 통해 고 황 목사에 대해 “솔직히 목사님이라기보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하셨듯 청소년들과 함께 지내며 예수님의 마음과 사랑을 나눠주는 목자라는 인상이 강했다”고 회고했고, 경신중고등학교 명예교목 김종희 목사는 “성 프랜시스와 같은 분이다. 새문안교회에 계실 때 중고등부 수련회를 고아원에서 열어 고아들과 함께 깡보리밥을 먹게 하시고 빨래를 하는 등 실천을 우선으로 하는 신앙교육을 하셨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협성대 명예교수 김성호 목사, 아동문학가 최효섭 목사, 전 대광초등학교 교감 손관식 장로,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백도웅 목사, 전 재일본 한국YMCA 총무 임광진 장로 등이 나서 고 황광은 목사를 추모하며 예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한 그의 생애를 증언했다. 또 유족대표로 고 황 목사의 차녀 황은숙 사모와 사위 김정호 목사(뉴욕후러싱제일교회)가 참석해 한국스카우트연맹 강태선 총재로부터 봉사대장을 고 황 목사 대신 받았다. 황 목사는 1967년 한국스카우트연맹으로부터 무궁화 금장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영암교회 우신장학회(이사장 유상진 목사)에서 출간한 고 황광은 목사의 삶과 정신을 담은 책 ‘人間황광은’(신앙과지성사)의 재출간도 알렸다. 우신장학회는 고 황 목사의 유지에 따라 부인 고 김유선 사모가 고아와 불우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금을 헌금하면서 1971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1,345명에게 9억1,333만5,500원이 지급됐다.
영암교회 유상진 목사는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 황광은 목사님의 삶이 한국교회와 우리의 삶에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 실천하신 황 목사님의 삶은 한국교회와 성도가 이어받을 사명이자 세상에서 신뢰와 존중을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지은 기자

▲고 황광은 목사가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올해 영암교회가 기념식을 갖고 황 목사의 정신을 기렸다. 기념식 후 관계자들이 함께 찍은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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