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톡] 광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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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는 왜 자기 백성에게 결코 광야를 잊지 말라고 했을까? 광야로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세는 반복해 광야를 잊지 말라 했다. 그들이 40년을 살았던 광야야말로 진정한 신앙의 씨앗이 자란 학교였다. 

그들은 그곳에서 하나님을 만났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들은 그곳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었으며 마라와 므리바의 샘물을 마셨다.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의미하는 것을 밤낮으로 체험했으며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배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광야에서만 배울 수 있다.

지금도 이스라엘백성은 매년 초막절이면 초막을 짓고 광야에서의 시간을 체험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광야를 기억하고 자녀들에게 광야를 잊어버리지 않게 하려는 의도는 참으로 소중하다.

왜 호세아는 그의 아내 고멜에게 거친 광야로 다시 나가자고 했을까? 부인이 이단에 빠져 괴로워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고멜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광야로 나가라 했다.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고멜의 이야기는 귀에 들려졌을까? 그리고 광야로 나가자고 말하는 호세아의 마음이 이해는 되었을까?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특히 오늘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가장 본질적인 공간이며 영적인 고향을 잊고 산다.

문득 처음 나섬의 목회를 시작했던 그곳이 생각났다. 그곳이 어디였던가? 그때를 기억해야 한다.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면 그때 만난 사람들이라도 다시 찾아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다. 구로공단을 거쳐 성수동에서 나그네 사역을 시작했을 때 뚝섬 방송통신대 앞에서 헌옷을 놓고 한 벌에 500원을 받고 장사를 하며 후원금을 모아주셨던 권사님들이 생각난다. 그때 생각을 하면 웃음이 나다가도 눈물이 난다. 통장에 한 푼도 남아있지 않았을 때 찾아와 100만 원의 후원금을 주고 홀연히 사라지셨던 권사님도 생각이 난다. 그러고 보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많은 이들의 기도와 사랑으로 뭉쳐진 곳이 나섬이요, 내 인생이다. 수많은 천사들이 찾아와 나누고 뿌린 씨앗들이 자라 나섬이 되었다.

다시 광야로 나가야겠다. 가슴이 답답하고 왠지 채워지지 않은 갈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야가 그립다. 올해에는 꼭 고비를 가려 한다. 고비에서 잊어버린 것들을 찾고 싶다. 다시 광야로 가서 잊어버린 것들을 기억하고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고 싶다.

유해근 목사

<(사)나섬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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