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사순절은 한자로 四(넉사)旬(열흘 순)節(마디 절)로 40일 동안의 절기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활주일 이전 주일을 뺀 40일 기간이므로 주일을 포함하면 46일 정도가 될 것이다.
사순절 기간에 주로 행해지는 것이 기도와 단식(금식, 절식)이었는데 주일에 단식은 적절치 않다고 여겨 주일을 뺀 40일을 사순절의 기간으로 정하게 된 것이다
사순절을 영어로는 렌트(Lent)라고 한다. 렌트(Lent)는 “Let’s Eliminate Negative Thinking”의 이니셜(L-E-N-T)이다. 이 랜트(L-E-N-T)는 ‘모든 부정적인 생각을 제거합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부활주일 전 주일을 뺀 40일을 계산하면 그 첫날이 수요일이 되고 그 첫날 수요일을 재의 수요일이라고 한다. 사순절은 고대 교회에서 세례 지원자를 받아 세례 준비를 시작하는 세례 지원식이 행하면서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세례 지원자들에게 회심을 심화시키기 위해 회심의 상징으로 머리에 재를 뒤집어썼는데 그래서 그날을 재의 수요일이라고 한다.
특별히 사순절은 자신과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넘어서 교회 공동체가 죄악의 연대성을 가지고 기도와 금식을 하면서 회개하며 말씀을 묵상하면서 부정적인 생각들을 제거하면서 헌금과 봉사와 헌신 등의 신앙을 실천하는 절기이다.
이렇게 사순절에 대해서 장황하게 언급한 것은 오늘날 사순절을 보내는 교회들의 모습을 보며 원래 사순절의 의미와 그 고귀하고 아름다운 신앙의 전통들이 사라져 가고 퇴색 되어져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사순절 기간에는 결혼식도 피하고 오락을 금하며 특별새벽기도회는 물론 심야기도나 철야기도를 하며 금식하며 성경을 통독하며 사순절을 지내왔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모습들이 점차 사라져 가는 것 같다. 교회 지도자들인 목사와 장로들부터가 기도와 금식을 부담스러워하고 이러한 실천들을 율법적으로 취급하면서 사순절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비단 사순절뿐만이 아니다.
힘들게 농사를 지으면서 고달픈 삶을 살면서도 옛 믿음의 선배들이 지켜왔던 아름다웠던 교회의 여러 절기와 믿음의 전통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처음에 발만 들여 놓겠다던 낙타가 어느새 주인을 몰아내고 텐트를 차지하듯 세속적인 문화가 교회 안에 들어와 교회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지금 주변에서는 사순절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수련회라는 명분으로 해외여행이다, 야유회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모습들이 너무나 안타깝게 여겨지고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원래의 아름다웠던 교회의 전통들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김선우 목사
<흥덕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