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권력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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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프랑스 역사에서 영욕의 삶을 살다 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 1769-1821)는 황제라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으나 가장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는 죽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6백만 프랑의 유산을 부하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하겠다고 유언했다. 그와 함께 전장에서 싸우다 전사한 군인들의 미망인들과 권력의 핵심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부하들이 모두 그의 유산을 상속받게 되었다. 나폴레옹은 자신이 전쟁하면서 피해를 입힌 마을 사람들에게도 유산을 주겠다고 했다.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어머니와 일가친척들에게도 재산을 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그의 유언장에 적힌 유산 수혜자들에게 모두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그가 죽을 당시의 재산이란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를 이긴 영국은 그가 누렸던 재산과 명예와 권력의 모든 것을 몰수했기에, 그는 빈털터리로 죽어가면서도 마치 아직도 황제인양 여러 사람들에게 거액의 유산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었다. 

권력은 거짓말을 거름으로 성장하는 독초다. 처음부터 끝까지 권력은 거짓말로 치장하고 사람들이 허황된 꿈을 꾸게 한다. 나중에는 그 거짓에 자신도 속아 망해버리는 것이 권력자들의 최후이다. 권력의 자리에 오래 앉아 황제처럼 군림하면 할수록 권모술수는 늘어가고 자신의 거짓된 언어에 속아 배신감을 느끼는 무리들이 점점 늘어 적들이 많아진다. 결국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날 때 인격도, 신앙도, 돈도, 사람도, 인생도 모두 잃어버리는 나폴레옹의 신세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권력 무상이란 괜한 말이 아니다. 더구나 교계 안에서의 권력은 허무하기 짝이 없다. 알량한 권력과 세를 유지하려고 목사나 장로의 신앙 양심까지 팔아가며 거짓말을 일삼고, 돈을 좋아하고, 자리다툼에 정력을 소진하는 불쌍한 인간들이 오늘도 그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죽어가는 나폴레옹처럼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자신을 깨닫지 못하고, 아직도 사람들로부터의 존경과 누릴 명예와 성직자로서의 품위가 남아있다고 착각하는 비참한 종교지도자들이 권력 중독증에 걸려 폐인이 되어가고 있다.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하게 되어있다. 불쌍한 친구들이여! 이제 그만하면 족하지 않은가? 마지막 죄라도 씻을 기회가 있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 다윗과 같이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어떠한가?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한국찬송가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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