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의 위기와 더불어 일어나는 현상은 아기를 둔 가정들이 자녀를 위해서는 재정 지출을 아끼지 않는 현상이다. 유·아동 용품의 객단가(회당 평균 구매금액)가 23.9% 증가했다고 한다(SSG닷컴).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온라인 식료품 구매 트렌드리포트 2023’에 따르면 주요 이커머스 업체의 식료품 객단가가 3만~5만 원선인데, 유·아동 용품에는 그 세 배쯤 결제했다고 한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는 돌잔치를 위한 장소 예약 경쟁에 ‘oo고시’라는 말이 붙을 정도이다. 또한 명품 옷이나 유모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 한 명을 위해 부모·조부모·이모·삼촌 등 가족 8명이 지갑을 여는 ‘8 pocket’을 넘어 최근에는 주변 지인까지 합세하는 ’10 pocket’이 트렌드가 됐다.
어느 시대 어떤 형편에서든 누구에게나 아기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동일하다. 특히 요즘 대한민국의 아기들은 VVVIP이다. 당정에서는 아이디어 단계이지만 30세 이전에 아이 셋을 낳으면 군면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저출산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어떤 방법이라도 다 써보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아기들이 VIB(Very Important Baby)로 사랑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아기들에 대한 사랑이 진정 자녀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부모들의 욕심이나 과시욕의 표현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내 아기만 중요하고 그밖의 아기들은 전혀 무관심한 태도여서도 안될 것이다. 어쩌면 저출산의 위기가 고소득층 가정들이 아기에 쏟아붓는 관심과 사랑을 보고 아기에게 자신은 그렇게 베풀어줄 자신과 능력이 없어서 포기하는 젊은 가정들로부터 올 수도 있다.
고소득층 가정에서 내 아기가 자라서 잘 배우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하는 일들이 저소득층 가정에서 자녀를 낳기를 포기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자녀에게 능력껏 베풀어주는 것은 결코 죄가 아니고 비난받을 일도 아니다. 그런데 아기 낳기를 꺼려하는 많은 젊은 부부들에게 좌절감을 준다면 고민해볼 일이다.
어린 자녀들이 배워야 할 합당한 윤리와 예절은 가르치는데 인색하고 값비싼 선물로만 사랑을 표현한다면 자녀들은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 중요한 인생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각 가정에서 아기때부터 자신만 아는 VIB로 양육해 나간다면 저출산의 위기와 더불어 숨쉴 수 없는 강퍅한 세상이 오게 될 것이다. 이미 VIB로 자라난 MZ세대들은 자신의 느낌이 가장 중요한 세대로 자라나고 있다. 세상의 객관적인 기준과 권위를 부정하고 자신의 감각적 느낌을 따라 살고 있다.
그들이 걷고 있는 길목에는 마약 같은 위험한 폭탄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기때부터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신앙으로 교육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이유이다. 진정한 VIB는바로 예수님이시며 그분을 알고 믿고 의지하는 삶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자신만 중요한 자녀로 자라난다면 매우 위험한 인생을 살게 된다. 그러나 예수님이 중요한 분으로 아는 자녀로 자라난다면 이웃과 사회에 축복을 전달하는 통로가 되는 인생이 된다.
이재훈 목사
<온누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