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산책] 드와이트 무디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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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스턴의 어느 작은 교회에서 한 교사가 아이들에게 하나님 말씀을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반 아이들 중에는 집안이 너무 가난해서 어린 나이에 구둣방에서 일하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선생님의 가르침에 열심히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아이가 자라 19세기말 미국과 유럽을 뒤흔든 세계적인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바로 무디 목사입니다.

드와이트 무디(Dwight L. Moody, 1837~1899) 목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음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한 번은 그가 목회하는 교회의 교인 중 한 사람이 양조장을 크게 짓고 개업하기 직전에 담임 무디 목사를 청해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양조장 주인은 사업이 크게 발전하도록 기도해 주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무디 목사는 설교를 한 후, 그 교인을 위해 축복기도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디 목사는 앞으로 나가 두 손을 높이 들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오, 주님! 이 양조장이 내일 문을 열기 위해 오늘 예배를 드렸습니다. 주님께 기도하옵나니 이 양조장의 문이 내일 열리지 않게 해주시옵소서. 이 문이 열리면 엄청난 술이 생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 술을 마시고 타락하게 될 것입니다. 또 술에 취해서 정신을 잃을 것입니다. 오, 하나님이시여! 제발 오늘밤 이 주인의 마음을 감동시키셔서 이 양조장 문이 열리지 않게 도와주시옵소서!” 

주인은 분한 마음을 삭이기 힘이 들었습니다. 예배를 마친 뒤, 개업 축하 파티를 하려던 사람들은 서둘러 자리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양조장 주인은 원망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는 무디 목사를 초청한 것을 후회했습니다. 밤에는 한숨도 잘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새벽이 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기도했습니다. 그는 기도 중에 자신이 하려는 사업이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양조장 문을 열지 않기로 하나님 앞에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선한 일에 양조장 건물을 사용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물론 그 다음날 양조장의 개업은 취소되었고 그 건물은 나중에 무디 신학교의 교사(校舍)가 되어 수많은 하나님의 인물들을 배출했습니다. 무디 목사의 신념은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며 따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체면이나 상식을 뛰어넘는 신앙적인 열정이 있었습니다. 주인이나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체면을 생각했다면 그런 기도를 드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뜨거운 열정 없는 오늘의 교회들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믿으면 천국에 간다”는 것이 기독교의 구원관입니다. 그런데 예수 믿고 최초로 천국에 간 사람은 누구일까요? 예수 믿고 구원 받은 첫 번째 사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주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강도였다고 성경은 증언합니다. 강도가 예수님께 말하였습니다.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기억하소서.” 예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

무디 목사의 말씀으로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천국에 가면 세 번 놀란다」는 말씀입니다. 첫 번째, 천국에 오리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 했던 사람들이 거기에 많이 와 있는 것을 보고 놀랄 것입니다. 두 번째, 우리가 저 사람은 꼭 천국에 갈 사람이라고 기대했던 사람이 보이지 않아 놀랄 것입니다. 세 번째, 가장 놀라운 사실은 나 같은 죄인이 하늘나라에 와 있음을 보고 스스로 놀랄 것입니다. 나 같은 사람은 예수를 믿는다고 해도 술렁술렁 믿었으므로 나에게 그런 특권이 주어지리라고는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조건 없이 나를 천국 백성으로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여기에서 ‘신앙적인 겸손’의 소중함을 떠올려 봅니다.

친구가 보내준 영문엽서에 이런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겸손은 속옷과도 같다. 입어야만 하지만 남에게 보이지는 말아야 한다(Humility is like underwear. We should have it but not let it show.)” 우리가 평소에 자신의 자랑을 드러내지 말아야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인간의 중요한 미덕인 ‘겸손’조차도 타인에게 드러내지 말아야 함을 말함이니 고개가 끄덕여지는 귀한 교훈의 메시지가 아닐까 합니다.

문정일 장로

<대전성지교회•목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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