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의 길] 365중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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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이 되면 다음 해 ‘365중보기도’ 대상자 날짜 작정을 한다. 교회 게시판에 다음 해 365일 작정 달력을 게시하고 누구든지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이름을 적어 놓는다. 그러면 그 작정한 날 새벽기도회에 그 성도를 위해 목사가 기도한다. 작정 광고를 하면 바로 365명이 결정이 된다. 자기가 원하는 날짜에 작정하기 위해 순발력을 발휘해야 한다. 작정자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한날에 두세 명씩 작정을 해도 좋겠으나, 작정한 성도 한 사람에게 집중하기 위해 하루에 한 사람만 작정하기로 했다. 

  자신에게 특별한 날로 작정하는 성도들이 많다. 자신의 생일, 그리고 결혼기념일, 취업을 위한 젊은이들의 시험일, 개업일, 이사일 등등 자신이 꼭 기억하고 기도해야 할 날짜에 작정을 한다. 그리고 감사한 것은 다른 날은 몰라도 자신이 작정한 그 날은 새벽기도회에 참석을 한다. 그러기에 목사는 정신을 차리고 새벽기도 시간에 작정자를 위한 기도를 잊어서는 안 된다. 새벽기도를 준비할 때에 365중보기도 대상자를 반드시 챙겨야 하고, 그 가정의 기도제목이 무엇인가도 챙겨야 한다. 교구 담당교역자가 성도의 기도제목에 대해 자세히 알려 주기도 한다. 성도들은 목회자가 새벽기도회 시간에 자신의 가정에 대해 간절히 기도해 주는 것에 대해 큰 힘을 얻는다고 한다. 관심이 크다. 

  어느 날 어떤 권사님이 전화를 주셨다. 이유인즉, 오늘 새벽기도회 시간에 목사님이 365중보기도를 잊으셨다는 것이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 생각을 해보니 정말 그날 365중보기도를 잊었다. 분명히 새벽기도를 준비하면서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할 것을 준비했는데 기도하는 도중에 잊어버린 것이다. 그날따라 365중보기도 대상자는 모처럼 목사의 기도를 받기 위해 새벽기도회에 참석을 했다. 그래서 권사님에게 조금 서운했다는 의사표시까지 했다니 얼마나 미안한지 하루 종일 마음이 찜찜했다. 미안하다고 전화를 할까 생각하다가 그 날이 마침 수요일이니 수요기도회 시간에 그 가정을 위해 기도하기로 마음 먹고 정성껏 진심으로 기도했다. 다음 날 새벽기도회 시간에 보니 그 성도가 참석을 했다. 감사한 마음에 당일 365중보기도 대상자를 위해 기도한 다음 이어서 어제 잊고 기도하지 못한 그 성도를 위해 다시 한번 간절히 기도했다. 

  오후 늦게 그 성도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갑게 받으니 먼저 감사하다고 인사를 한다. 새벽기도회 시간에 기도를 받지 못해서 사실 서운했는데 목사님이 수요기도회 시간에 기도를 해 주셔서 깜짝 놀랬고 감사했고, 그래서 다음 날 새벽기도회에 참석을 했는데 그날 또 목사님이 기도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것이다. 목사님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아서 전화를 드렸다고 하며, 오히려 두 번이나 기도를 받았으니 그것도 하나님의 은혜라고 하시면서 감사하다고 한다. 그제서야 나의 마음이 평안해지면서 나도 하나님께 감사했다. 

  목사의 실수를 이해해 주면서 목사의 미안한 마음을 풀어주는 성도의 사랑이 얼마나 감사한지, 365중보기도가 어떨 때는 귀찮게 여겨지기도 하나, 목사의 간절한 기도를 기다리는 성도들을 생각하면 절대로 멈춰서는 안되고 목사가 더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니 오늘도 감사하다. 

정민량 목사

<대전성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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