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은 그 섬<島>이 아무리 작아도, 아무리 멀리 위치해 있어도, 아무리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도 본토 못지않게 안보(安保)하고 그 섬에 의해 확보되는 영해·영공을 확보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82년 4월 2일 일어난 대서양 남단의 「포클랜드 전쟁(Falklands War)」이다. 영국은 본토로부터 수천 km나 떨어져 있는 자국의 섬을 침범한 아르헨티나군에 단호하게 맞섰다. 단 3일 만에 전 국민 지지를 받아내고 전광석화 같이 전쟁을 선포했다. 영국 함대들은 1만2,000km 대서양 바다를 18일 밤낮을 쉬지 않고 항해하여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 인근의 포클랜드 해역에 도착하고 71일 만에 침략국 아르헨티나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영국은 당시 소위 ‘영국병(英國病)’에 걸려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처해 있었다. 영국 노조는 이른바 강성 노조였다. 대처 수상은 전임 노동당 집권 5년 동안 깊어진 영국병을 강성 노조에 맞서 치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진보정권 국유기업들이 발생시킨 천문학적인 적자와 통제 불능 상태로 증폭된 사회보장 재정지출로 영국경제는 난파 직전이었다. 그 와중에 아르헨티나가 자국 인근섬이라면서 포클랜드를 전격적으로 점령한 것이다. 대처 수상은 아르헨티나의 말도 안 되는 이 침략 행위에 벼락같이 대응한 것이다. 북대서양과 남대서양을 모두 종단해야 도달할 수 있는 멀고 먼 곳에 위치한 섬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크기는 제주도 6.5배지만, 인구는 겨우 1,847명, 자연 자원도 빈약한 척박한 섬이다. 영국의 언론 표현에 의하면 ‘바람밖에 없는(only windswept)’ 보잘 것 없는 섬이다. 그러나 대처 수상은 포클랜드섬을 되찾기 위해 국민총동원령을 내렸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레오폴도 갈티에리 군사독재 정권은 경제폭락 등 인기 하락의 궁지를 벗어날 묘수로 영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포클랜드섬을 확보하고자 전군을 동원해 전격적으로 침범했던 것이다. 당시 영국에서 일고 있었던 영국병 앓이와 승전 불확신 분위기를 호기로 판단했다. 사실 영국 언론들도 여러 조건을 봤을 때 대처 수상은 절대 파병을 못 하고 파병하더라도 승전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결과는 영국의 승전이었다. 지금도 영국의 승전 이유에 많은 분석이 엇갈리고 있는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대처수상이 포클랜드섬을 되찾기 위해 전쟁을 선포하자 영국 조야 모두가 일치단결했다는 점이다. 대처 수상은 이 전쟁 승전으로 영국을 하나로 묶으면서 영국병을 치유할 수 있었고 국내 만성적인 정치 분열도 없앤 정치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멀리 위치해 있고 당장은 경제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섬이지만, 영토와 영해와 영공 주권확보를 잃지 않기 위해 신속하게 항공모함을 보내는 등 단호한 대처 수상의 용단에 영국 국민들은 물론 온 세계가 모두 응원했던 것이다. 대처 수상의 ‘포클랜드 결단’은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결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다. 남·북한이 개막식 입장때 독도(獨島)가 빠진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 일본의 불참 우려를 고려한 때문이라고 하지만 큰 잘못이다. 독도가 빠진 한반도기가 올림픽 개최국 국기(國旗)가 될 수는 없다.
남·북한 어느 쪽 영토인지 확실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었던 섬이 있었다. 함박도(咸朴島)다. 이 섬은 부동산 등기부에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로 되어 있다. 분명히 대한민국 영토다. 해양수산부 고시에도 ‘절대 보전’ 무인도서로 명시돼 있고, 산림청 소속 국유지로 등록돼 있고 국토교통부도 국가지정문화재 구역(천연기념물 제419호)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군사시설이 들어선 것이 확인되었다. 당연히 소동이 일었다. 실제로 인공기가 펄럭이고 섬 곳곳에 해안포 같은 군사시설로 추정되는 시설과 공사 현장이 목격됐다. 사태가 이렇게 이르자 대한민국 국방부 당국자는 뒤늦게 함박도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의 섬인데, 다른 부처가 잘못 알고 지번을 표시했다”는 발표를 했다. 국가 섬 행정관리가 이래서 되겠는가!
중국이 한국의 이어도에 대해서 끝없이 자국 영토 운운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의 동중국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도 그렇지만 중국은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와 황옌(黄岩)섬 등의 영유권을 두고도 베트남, 필리핀 등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1,600km 이상 떨어진 쩡무안사(曾母暗沙)까지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한다. 적도에 가까운 이 섬은 말레이시아에서는 100여 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안보 당국에 이어도 안보관리 행정관리에 더욱 철저하기 당부한다.
김동수 장로
•관세사
•경영학박사
•울산대흥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