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 들어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인의 국가선호도가 미국 쪽으로 쏠리고 그만큼 중국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음을 여러 여론조사가 보여준다. 첫째로 북한의 핵과 장거리유도탄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이를 엄호하는 중국이 싫고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호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데 60퍼센트가 넘는 한국인이 중국을 혐오국가 제1위에 놓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중첩되어 있다.
오늘날 중국, 중국인의 행태가 갈수록 한심하다. 과연 공자, 맹자, 노자의 후손인가 의심되고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가 그네 조상들 얘기 맞나 싶다. 국제사회에서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동아시아를 저희 땅에서 발원한 황사와 유해먼지로 뒤덮으면서도 미안한 기색은 전혀 없다. 전 세계인을 3년간 괴롭히며 수천만의 인명을 앗아간 코로나-19 역병이 그 땅의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증거가 뚜렷한데도 아무 해명 없이 넘어간다. 그러던 중 방역한다고 천만 인구 도시를 하루아침에 빗장 걸어버린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을 주선하는 등 지역안보에 일정부분 기여하려는 시늉이라도 하더니 이젠 완벽한 북한 후견국으로서 매사에 평양 편을 들며 신냉전체제 구축에 여념이 없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 독재체제를 무력에 의한 대만병합으로 완결하려는 대계를 노골화하면서 이제는 실행에 착수할 계기만을 노리는데 인접국가의 수반이 이를 비판한 즉 최고위 당국자와 관영매체가 서울을 향해 “불장난을 하다가 타죽는다” 운운하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6년전 사드 고고도미사일방어 미군포대가 한국 성주 땅에 배치됐을 때 전방위 보복조치로 소위 한한령(限韓令)을 내렸던 이 이웃나라는 한발짝도 더 대국다워지지 못하고 있음을 본다. 19세기 중엽 아편전쟁의 굴욕을 지워버리려는 중국인의 역사적 콤플렉스를 같은 동아시아인으로서 이해하지만 서둘러 지역 헤게모니를 확립하고 미국과 대결하려는 중국에게서 우리는 너무나 많은 약점을 발견한다. 그중 가장 큰 것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인정된 시민적 자유의 상실이다. 표현의 자유 순위에서 중국은 북한 다음으로 바닥에 있다.
이런 이웃을 상대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대한민국의 정부와 국민은 더욱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의 상승한 위상에 걸맞게, 경제력, 군사력 그리고 문화예술 역량의 뒷받침을 받는 의연하고도 신중한 자세로 말하고 행동하고 결단해야 한다. 한국전쟁에서 적대국으로 싸운 뒤 40년 만에 수교하고 나서 30년 된 한중관계가 뒤틀릴 경우 한쪽만 손해를 입지 않는다. 북경 당국자들도 이를 알기에 그들의 고압적인 태도는 전술적 차원을 넘지 못하게 되어 있고 우리 정부도 이러한 계산하에 그들에게 당당하고 단호하게 대응하면서도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북한 비핵화라는 초미의 과제 그리고 나아가 한반도 통일이라는 세계사적 숙제가 앞에 놓여 있으며 이 두가지는 궁극적으로 중국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핵보유국 북한의 존재와 그 땅의 전근대적 통치체제가 중국이 바라는 지역안정에 유리한지 아닌지를 아무리 자국이익에 매몰되어 있는 중국의 지도부라도 모를 리 없다.
집권 제2년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가 인접국가와 관계에서 그 능력을 대내외에 유감없이 과시하기를 바란다. 인류역사에서 지역패권을 일시 누렸던 바벨론, 페르시아, 로마에서 나치 독일에 이르는 제국들의 운명이 증거하는 하나님의 심판을 믿어 자신감을 갖고 나라를 이끌어가는 국가지도자들을 보고싶다.
김명식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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